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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빈민가 주민, 가상화폐로 코로나 경제위기 타개

연합뉴스 입력 01.20.2021 10:55 AM 조회 1,537
"가상화폐 덕택에 퇴거당하거나 배곯지 않아"
케냐 빈민가 주민, 가상화폐로 코로나19 타개
동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키베라 빈민가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무쿠루 카이아바 빈민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그레이스 왕가리가 곡물을 채에 거른 뒤 봉투에 담아 건네자, 손님은 휴대전화기를 조작해 간편하게 값을 치른다.

지역 주민들은 이 가상화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을 이겨낸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재시간) 보도했다.

현지어로 동전을 뜻하는 '사라푸'(Sarafu)로 불리는 이 가상화폐는 몇몇 구호단체가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도입한 단체 중 하나인 케냐적십자회(KRCS)의 로이 오디암보는 주민 수천 명이 식료품, 식수, 위생용품 등 기초생필품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매주 400실링(4천원) 어치의 가상 화폐를 지급받는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하루 거래액은 1백만 실링(1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무쿠루 슬럼의 상인 중 3분의 1 이상이 현찰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빈민을 돕기 위해 2019년 도입된 이 가상화폐 프로젝트에 가입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주민들은 생활고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고리대금의 유혹에서도 벗어났다고 케냐 최대 슬럼가 키베라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 넬슨 오치엥이 전했다.

오치엥은 "블록체인은 지역 상업활동을 촉진하고 지역사회 간 신뢰를 높여준다"고 부연했다.

KRCS의 오디암보는 현재 무쿠루 빈민가 주민 4천 명이 사라푸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이제 케냐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인 아이삭 마카부는 가상화폐로 생필품을 구매하면서 한편으론 돈을 저축해 꼬박꼬박 월세를 낼 수 있어 강제 퇴거 걱정을 덜었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동아프리카에서 강제퇴거 사례가 폭증했으며, 나이로비 빈민가 2곳에서만 8천 명의 주민이 쫓겨났다고 밝혔다.

주민 마카부는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곳에서는 쫓겨나는 주민이 없다"라며 "지역화폐 덕택에 아무도 주린 배를 안고 잠자리에 들지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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