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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신을 모욕하다니…역풍 만난 인도 아마존프라임 정치드라마

연합뉴스 입력 01.20.2021 09:34 AM 조회 1,978
보수 정치권 공격에 제작진 사과 후 내용 변경키로
인도 아마존 프라임에서 방영되는 정치 드라마 '탄다브'. [아마존프라임 홈페이지 캡처]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인도에서 이번에는 인기 정치 드라마가 역풍을 만났다.


20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탄다브'(Tandav)가 최근 여당 인도국민당(BJP) 정치인 등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BJP의 힌두 우파 정치인들은 드라마가 힌두교 신을 고의로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드라마 첫 회 속 자유를 주제로 한 대학교 연극 장면에서 힌두교 시바신 등이 희화화됐다는 것이다.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BJP 지방의원 람 카담은 "힌두교의 자부심을 위해 싸우겠다"며 현지 경찰에 관련 사안을 고발했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이 드라마에 대한 고발이 이뤄졌고 요기 아디티아나트 주총리의 보좌관은 "관계자들은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BJP가 장악한 지역이며 아디티아나트 총리는 힌두교 승려 출신이다.

이에 제작진은 공식 사과를 하며 해명에 나섰다.

알리 아바스 자파르 감독은 18일 "탄다브는 픽션"이라며 실제 인물 및 사건과 어떠한 유사성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드라마가 무심코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면 출연진과 제작진은 무조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우파의 공세가 잦아들지 않자 제작진은 19일 논란이 된 장면을 수정하겠다며 한 발 더 물러섰다.

탄다브는 최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인도판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인도 '발리우드'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사이프 알리 칸이 출연하는 등 이달 방영 초부터 큰 화제를 보았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수터블 보이'의 한 장면.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인도 보수 힌두 세력이 드라마 내용까지 간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수터블 보이'(A Suitable Boy)가 이들의 표적이 돼 홍역을 치렀다.

힌두교도들은 여성 주인공이 힌두교 사찰을 배경으로 남성과 키스하는 장면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해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경찰이 넷플릭스 간부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 유명 보석 업체인 타니시크가 종교를 초월한 결혼을 그린 광고를 내보냈다가 힌두교도의 항의로 중단하기도 했다.

광고는 힌두교도 신부가 무슬림 시어머니와 함께 '베이비 샤워'(baby shower·출산을 앞둔 임신부에게 아기용 선물을 주는 파티)를 준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극우 힌두교도들은 이 광고가 '러브 지하드'(Love Jihad)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성전을 뜻하는 지하드에 사랑이 수식어로 붙은 이 단어는 극우 힌두교도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무슬림 남성이 결혼을 통해 다른 종교를 믿는 여성을 강제로 개종하려 한다는 음모론적 시각이 배경에 깔렸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등 일부 주의 경우 최근 러브 지하드 관련 자를 처벌하는 법까지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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