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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협회에 등 돌리는 기업들.. 은행, 항공사들도 나서

문지혜 기자 입력 02.25.2018 06:37 AM 수정 02.25.2018 08:17 AM 조회 5,292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 총격 참사 이후 총기규제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전국총기협회(NRA)와 제휴를 끊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델타 항공은 어제(24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NRA 회원에게 주던 할인혜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나이티드 항공도 성명을 내 NRA 연차총회 참석자에 대한 항공권 할인혜택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가세했다.

또 어제(24일) 밤에는 중고차 거래업체인 ‘트루카’가 오는 28일부터 NRA 제휴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총기 자유를 옹호하는 NRA는 미국 내 이익단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입법 로비 능력으로 유명하다.

막대한 후원금으로 사실상 의회를 쥐락펴락하며 총기규제를 차단해 왔고, 지난 대선에선 ‘아웃사이더’ 후보로 외면받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시종일관 지원하면서 파워가 더욱 막강해졌다.

하지만 지난 14일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학생과 교사 등 17명이 숨지면서 유족들이 눈물로 ‘행동’을 촉구하자 일부 기업이 먼저 발걸음을 떼고 나섰다.

대형 민영은행인 ‘퍼스트 내셔널 뱅크 오브 오마하’가 지난 22일 NRA와 제휴해서 발행하던 신용카드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고, 엔터프라이즈, 알라모 등을 자회사로 둔 최대 렌터카 업체인 ‘엔터프라이즈 홀딩스’도 다음달(3월) 26일부터 NRA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렌터카 회사인 ‘허츠’와 ‘에이비스’, ‘버짓’도 가세해 NRA 회원에 대한 할인혜택을 종료하기로 했다.

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도 NRA 회원들에게 부여해온 할인혜택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외에 가정보안기업 ‘심플리세이프’, 사이버보안회사인 ‘시만텍’등도 이 대열에 동참하기로 했다.

특히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비(非) 군사용 공격무기 제조기업’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면서 “총기 난사의 비극을 끝내는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업들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NRA는 어제(24일) 발표문을 내고 이같은 기업들을 맹비난했다.

NRA는 “우리는 미국의 인종, 종교, 정치단체 등을 대표하는 남녀들”이라면서 “미국 공동체에 소속된 우리 회원들을 벌주려는 기업들의 결정은 정치와 민간 분야의 비겁함을 수치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NRA는 “이런 브랜드는 애국심을 인정하는 다른 브랜드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면서 “할인혜택을 없앤다고 그 어떤 NRA 회원도 무서워하거나 동요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집단적인 외면은 과거 대형 총기 난사 때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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