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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빈좌석 사태, 러시아 해킹 탓일수도”

문지혜 기자 입력 02.25.2018 06:21 AM 조회 3,132
AP Photo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대회 조직위원회 컴퓨터 수백 대를 해킹한 것은 러시아군 정보요원들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미 정보기관을 인용해 어제(24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 2명은 러시아는 이번 해킹 과정에서 이를 북한의 소행으로 보이게 하려고 기술적으로 위장술까지 썼다고 밝혔다.

앞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9일 개회식 때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고 확인했지만, 공격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개회식 당일 오후에는 인터넷, 방송 시스템,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가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WP는 당시 많은 개회식 입장객들이 입장권을 출력하지 못했고, 이는 빈 좌석이 발생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진단을 인용해 이번 사이버 공격을 러시아의 보복으로 추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 도핑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를 제재하자 사이버 공격으로 응수했다는 것이다.

IOC의 제재에 따라 러시아는 자국 올림픽위원회 임원을 파견하지 못했다.

게다가 선수단은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고, 경기 때도 국기를 가슴에 달지 못한 채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뛰었다.

한 정보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2월) 초 현재 러시아군 총정보국(GRU)은 무려 300대에 이르는 올림픽 관련 컴퓨터에 접근했다.

이 정보는 공개적으로 승인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을 겨냥하는 정황이 있다는 민간 전문가들의 보고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러시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을 포함해 과거에도 이런 패턴의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곤 했다.

서방 정보기관들에 따르면 GRU는 컴퓨터에 접근한 것과는 별개로 한국에 있는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 연결해주는 장치)를 해킹해 올림픽이 시작되는 날 새로운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었다.

관리들은 이런 수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네트워크를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 전문가들은 개회식 때 발생한 인터넷 차질이 그런 접근 때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상황 전개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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