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창사 32주년 특별 이벤트

32년간 받은 사랑, 이제 우리가 돌려드릴 차례입니다.

"한 장의 행복"

사연 보기

"나의 인생2모작을 라디오코리아 웹페이지에서......."

김경연 님의 사연
<체크수령 인증사진>
김경연 님 사연 당첨을 축하 드립니다!
새벽 4시 반......
알람이 울리려면 한참이 남았는데 몸이 먼저 반응을 합니다.
식구들이 깰까 봐 까치발로 부엌으로 살금살금 들어가
어제 오더 받은 발효빵의 진행과정을 확인하는 것부터 하루가 시작됩니다.

제 나이 56세!
2000년 10월의 마지막 날 미국에 도착했으니까 이민 생활 21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아이 둘 데리고 남편을 따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이민자의 삶이 이렇게 혹독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
몸을 움직인 만큼 들어오는 수입원에 우리 부부는 주말도 반납한 채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아메리칸드림 같은 거대한 표현은 어색하지만 큰아이는 약사,
작은 아이는 올해 ucla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에서 조금씩 벗어나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베이커리 관련 일을 하려고
20여 년 가까이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코로나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지인으로부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한국방문도 취소를 해야했고
베이커리 관련업종에서 경험을 쌓기위한 기회도 가질수 없었습니다.

아둥바둥거리며 바쁘게만 살아왔던 저에게 갑자기 맞닥트려진 느슨한 생활은
50후반 아줌마에겐 무기력까지 안겨다 주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때문에 살아야하는지....
갱년기 증상과 함께 찾아온 삶의 무력감에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습니다.

그즈음 남편의 지인 되시는 분이 지병으로 수술을 하게 되셨는데
퇴원후 독한 약기운에 입맛을 잃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면서 어렵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저번에 만들어준 술빵이 너무 먹고 싶은데 좀 해 줄수 있냐고....

사실 제가 빵만드는것을 좋아해서 주위에 자주 나눠주곤 했었습니다.
만들어서 좀 팔아라고 할 정도로 좋아들 하셨는데
그동안은 직장 다닌다고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순간 번개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가는것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나에게 기회가 될수도 있겠구나.
그리고는 라이센스 신청을 하고 허가를 받고 라디오코리아 웹싸이트에 올렸습니다.

한국식 술빵이 la에는 없어서인지 예상보다 더 많이들 좋아해 주시고
맛있다는 후기들로 저의 인생2모작은 이렇게 진행중입니다.
이사태가 좀 진정되면 저도 가게를 오픈할것이고
그즈음해서 제가 받은 사랑 저도 되돌려드릴 기회를 꼭 갖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