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창사 32주년 특별 이벤트

32년간 받은 사랑, 이제 우리가 돌려드릴 차례입니다.

"한 장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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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코리아 덕분에 향수병을 이겼습니다.\""

김의선 님의 사연
<체크수령 인증사진>
김의선 님 사연 당첨을 축하 드립니다!
제가 미국에 처음 온 것은 회사 출장으로 LA를 오게 된
1989년 2월이니 올해로 32년 되었습니다.
그때 회사 일로 만나게 된 한 남자와 인연이 되어 결혼,
삶의 터전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긴 때는 1990년 3월, 곧 31년이 되어 오네요.

그 당시에 이민 짐이 몇 주 늦게 도착하게 되어 쓸쓸하게 신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도착한 짐을 풀면서 눈물이 쏟아졌고,
생각지도 않았던 향수병이란 것이 찾아 오면서 독감까지 걸렸습니다.
감기가 나았다가 다시 걸리는 바람에 고열로 혼수상태에 이르자
결국 병원에 입원하는 일도 생겼었지요.

산소 호흡기를 껴야만 했었고, 한참 달달한 신혼의 꿈으로
행복했어야할 그 시기에 좋지 않은 병명을 들을 것만 같아서 두려웠습니다.
게다가 의료진들과의 영어 소통도 잘 할 수 없었어서 스트레스가 더 심해져 갔었지요.

심신이 약해져서 그런지 미국으로 떠나는 저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친정 식구들의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나며 큰 그리움이 가슴을 억눌렀었습니다.

퇴원 후 어느 날, 라디오 코리아 방송을 처음 듣게 되었고,
한국말로 진행되는 방송을 듣게 되니 저의 귀가 바빠지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 당시에는 요즘처럼 컴퓨터나 SNS가 우리들 삶에 가까이 있었던 때가 아니었으므로
남편이 출근한 후의 하루는 매우 외롭고 답답했었거든요.

그때부터 라디오 코리아가 저의 선배이자 친구가 되어 주셨고,
미국생활에 대한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으니 참 다행이었습니다.

라디오를 틀면 뉴스, 생활 정보, 재밌는 광고, 성우들의 드라마 이야기,
영어회화, 닥터 분들의 의학 이야기와 상담, 사회 경제 이야기들,
운전학교 교장선생님의 교통법에 대한 안내 말씀, 한국 가요, 팝송코너,
김동길 칼럼(이 칼럼은 제가 이민 온 후 몇년 후 부터 진행됨)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들을 가게 되면 라디오 코리아 방송을 틀어 놓고
일 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었는데, 제가 듣고 싶었던 노래가 나오면
그 노래를 다 듣고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라디오 코리아 방송을 듣고
이런저런 참여를 하면서 향수병도 이길 수 있게 되었고,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 가야할지 계획도 세울 수 있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살면서 좋은 만남을 갖는 것이 참 중요하다\' 라고
말씀해 주셨던 어머니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던 때에 미국을 알아가게 도와주시고,
미국에서의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길 안내자의 역할을 해주신
라디오 코리아와의 첫 만남이 저에게는 참 좋은 만남의 시작이었습니다.

어느날 저는 신혼생활과 미국생활 초보자로서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냈는데,
저의 글이 체택 되면서 제 편지가 방송에 소개 되었습니다.
당시 진행자는 미혼이셨어서 저의 신혼생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 주셨었지요.
또 여러가지 선물도 받게 되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 이후로도 어느 프로의 진행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국에서 공연하러 LA에 온 1980년대 인기였던 남자 가수의 공연 티켓을 얻게 되어
남편과 함께 힐링 타임도 가졌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온 저의 남편은 저의 편지가 방송으로 소개 되었다는 것을 알고
많이 신기해 하였습니다. 요즘도 가끔 신혼 때의 일을 떠올리면서
라디오 코리아에 글을 보내보라고 한답니다. 그런 남편이 이번에 라디오 코리아에서
창사 32주년 특별 이벤트를 한다는 방송을 듣고는 저에게 용기 내어 이벤트에 참가하라고
격려를 해줘서 이렇게 약31년 만에 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
저는 라디오 코리아가 보이는 빌딩에서 한 2년 전까지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Silver Lake을 지나 출근하면서 라디오 코리아의 아침 뉴스를 들으면
고달픈 이민 생활은 더 이상 제 생활이 아니었고,
힘 내자, 오늘도 잘 할 수 있다, 화이팅... 그렇게 외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퇴근하면서 지루한 트레픽에 걸려도 저녁 뉴스를 듣고, 교통상황도 전해 들었읍니다.
그 시간은 온전히 저 혼자만의 시간으로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31년 전, 라디오 코리아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저는 새댁이었고,
지금은 하얀 머리가 제법 많아지고 있는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살았던 세월보다 이젠 이 미국에서 산 날이 더 많아졌네요.

미국생활을 어떻게 시작하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까
염려하며 조바심 가졌던 이민 초기의 시간은
최선을 다해 한인 사회와 함께 성장해 주신 라디오 코리아와 함께 시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글을 쓰면서 30년 넘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저에게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추억하게 해주시고,
오랜만에 활력소를 갖게 해주셔서 라디오 코리아에게 큰 감사 드립니다.

좋은 방송들로 저의 이민생활 초기에 길잡이를 해 주신
라디오 코리아의 창립 32주년을 축하 드리며,
라디오를 진행하시는 분들과 여러모로 수고하시는 스태프 분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보람된 2021년을 채워 가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