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창사 32주년 특별 이벤트

32년간 받은 사랑, 이제 우리가 돌려드릴 차례입니다.

"한 장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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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CAFE]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더라도, 마음은 멀어지지 않도록 도와 준 채널."

이재상 님의 사연
<체크수령 인증사진>
이재상 님 사연 당첨을 축하 드립니다!
약 10 년간의 미국 생활 중, 2020 년은 유난히도 힘들었습니다.
모두 힘든 시기였겠지만, 혼자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에게는 힘듦이 2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이었습니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인턴십을 위해 콜로라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18 시간 운전해 오며
미국 사회생활의 첫 시작의 설렘을 가지고 왔습니다.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은 모두
고향(고국)으로 들아가거나 콜로라도에 남아 있었기에,
저는 캘리포니아에서 혼자 시작하게 되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다니던 회사의 재택근무가 시작되었고
이는 제게 결코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제게 유일한 의사소통 창구는 회사였고,
그 회사 동료들과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였던 제게는
그 유일한 소통 창구마저 닫혀 버린 것입니다. 설상가상, 나라 간 이동도 힘들어져
저는 한국에 있는 사랑하는 가족과 여자친구를 보러 갈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다면 조금 덜 힘들지 않았을 텐데요...

살고 있던 집도 코로나 상황 속에선,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여 옮겨야 했으나
믿었던 한국인 집주인에게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어 사람으로부터 상처도 받았습니다.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그 상황 속에서 사람에게 상처받으니 정말로 힘이 들었습니다.
밤에는 잠도 못 자고 늦은 새벽 혹은 이른 아침이 되어야
겨우 몸이 힘들어 지쳐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그 시기 저에게는 술이나 약이 아닌 사람의 은정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늦은 시간 잠이 오지 않을 때면 MUSIC CAFE를 틀어놓고 가만히 누워 음악을 듣고
또 익숙한 언어를 들으니 마음이 안정되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3개월을 겨우겨우 버텨냈더니,
저에게도 마침내 작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시작할 기회가 생겨 워싱턴 DC로 옮겨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음악 라디오라도 듣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자 음악을 들으며 힐링하고, 때로는 가족이나 여자친구와 통화하면서
라디오를 틀어 같이 음악을 듣기도 했습니다. 우울하고 지친 마음으로 혼자
음악을 들었더라면 더 가라앉는 음악을 선곡해서 듣고 그건 저에게 더 안 좋을 수도 있었는데,
MUSIC CAFE를 통해 다양한 장르, 다양한 분위기 음악을 골고루 들으며
저는 스스로의 우울함에 빠져들지 않고 힘든 시기를 잘 겪어낼 수 있었습니다.

워싱턴으로 온 지금은, 새로운 환경과 삶 속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시차로 인해서 MUSIC CAFE의 방송은
매일 청취하기는 않지만, 가끔 힘들거나 그 시기가 그리워질 때쯤이면
다시 듣기도 해 보곤 합니다.

제게 MUSIC CAFE는 단순히 음악채널이 아닌 마음의 위안을 얻고,
사람과 사회에 대해 마음이 멀어지지 않도록 도와준 매개체입니다.
매우 감사한 존재이며, 힘든 시기 제 마음을 닫히지 않게 도와주신
김지니 DJ 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라디오 코리아의 32 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 미국에 있는 우리 한인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첨부 사진 설명]
1. 제가 제일 좋아했던, 루트 66입니다.
어서 빨리 코로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서 아름다웠던 산타모니카 비치에 가고 싶네요.
2. Hermosa 비치도 좋아했습니다. 팬데믹이 오기 전 여자친구와 함께 했는데요.
이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3. 홀로 있는 갈매기가 2020 년 제 모습 같네요. Hermosa에서 찍었습니다.
4.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할 시절 의로운 저의 식사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