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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의 학교성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글쓴이: Ycpusa  |  등록일: 05.10.2016 19:20:51  |  조회수: 4751

우리는 아이의 학교성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교성적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신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학교성적표가 아이의 모든 것을 평가하며 인생을 크게 좌우하는 인간평가서이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해서 학교성적이 잘 나와야 하고 대입시험도 잘 치러야 한다. 그래야 좋은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으며, 만약에 치열한 경쟁 속에 일류대학에라도 들어가면 대부분 인생이 보장되는 것처럼 여긴다. 가정에서도 공부만 잘하면 나머지 것들은 모두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며 집안에서 왕자, 공주의 대접을 받는다. 회사에 취직 할 때도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첫 번째 관문이 되며 승진과 출세에 기여하게 된다. 당연히 시집가고 장가 갈 때도 그 꼬리표는 가격표처럼 쫓아가게 되며 나중에 아이들을 나서 기르면서까지 그 평가는 계속된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에 살면서도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라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산다. 그렇게 자라는 아이들은 그것이 쇄뇌교육이 되어서 그런지 자기 입으로도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덩달아 되 뇌이며 자라난다. 그렇다면 미국에서의 학교 성적은 어떻게 매겨질까?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이제 아이들이 학교에서 성적을 받아오기 시작한다. 이 성적은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분석된 평가이며 상당히 공정하게 매겨진다. 평소에 치르는 퀴즈나 시험은 물론이고 숙제, 프로젝트와 참석률이나 수업태도 등도 상당히 높이 비중을 차지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노트정리와 준비물 지참여부도 점수에 가산된다. 그리고 반영되는 비율이 각각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또한 시험 점수가 자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게 나왔을 경우 추가 과제물을 통해 특별점수를 얻어낼 수도 있다. 심지어 교실에서 필요한 간단한 집기나 파티에 필요한 음식물 등을 가져가도 별도의 추가점수를 받게 된다. 또 과제물을 제 시간에 못 내면 감점을 받으며 나중에 낼 수도 있다. 이렇게 평가되는 아이의 학교성적은 과연 어느 정도의 신빙성이 있으며 정말 아이의 학업능력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일까? 또한 이 성적이 아이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것일까? 초등학교 때 학교성적이 좋은 아이는 중고등학교 가서도 공부를 잘 할 것인가? 중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은 아이는 대학교에 가서도 공부를 잘할 것인가?


   첫째, 미국의 교육은 시험성적이 아이의 학업능력에 대한 절대 평가 기준이 아니다. 평소에는 아이가 학교성적을 잘 받아오다가 전국표준테스트를 치면 엉뚱한 점수가 나오는 것을 우리는 흔히 경험할 수 있다. 학교에서 아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별도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학교성적표로 아이의 학업수준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둘째, 미국에서는 학교성적이 아이의 성공을 가름하는 절대치가 아니다. 이 나라에서는 절대로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능력과 소질에 맞게 각 분야에서 조화를 이루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미국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각자의 능력을 개발하며 인생을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보람된 교육일 것이다.


   셋째, 미국의 초, 중고등학교에서는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교육시킨다.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No Child Left Behind라는 교육방침을 발표했다. 절대로 학교에서 낙오되는 아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자면 성적이 부진하거나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위해 별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점수를 후하게 주어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주도록 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학교 수준이나 클래스배정에 따라 아이의 성적표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예를 들어 성적이 부진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아이들의 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험에 관한 힌트를 주고 있으며 시험을 본 후에도 추가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의 성적표를 보고 아이의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

   

   넷째, 미국에서 한국아이들은 기초가 없는 경우가 많아 학년이 올라 가면서 도태될 수 있는 확률이 상당히 높다. 여기서 태어났던, 태어난 이후에 미국에 왔던 상관없이 이민자녀들은 선천적으로, 후천적으로 영어에 대한 제약을 받기 때문에 초등학교 초기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그때 선생님을 잘 만나거나 부모님의 관심으로 적당한 궤도에 끌어올려지지 못한 아이들은 당연히 기초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아이들이 고등학교를 가거나 대학교에 가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케이스이다.  


   다섯째, 미국에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말이 졸업할 수 있다는 얘기와 연결되지 않는다. 몇 년 전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9학년에 입학한 100명의 학생들 중 67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그 중 38명이 대학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들 중 26명이 대학2학년까지 머무르며 실상 6년 안에 대학을 졸업하여 학사자격증이나 그에 준하는 자격을 취득하는 경우는 18명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대학에 들어가서도6년 안에 졸업할 수 있는 확률이 절반도 안 된다는 결론이다.    


   우리는 이민1세로서 자녀들이 미국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유도하고 교육시킬 의무가 있다. 부모님들 스스로가 미국에 전혀 적응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절대로 모순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미국의 문화, 언어, 교육, 사회, 사고 등을 배워나가야 하겠다. 미국이 원하는 진정한 교육을 추구하지 않으면 우리의 뿌리는 반드시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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