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사진은 구글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맛집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다.
그 중에서 맛있어 보이는 집을 찾아 놓았다가 주말이면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가서 먹고와야 직성이 풀리곤 하였다.
어느날인가 방송에서 본 맛집을 부러 먼거리를 운전을 해서 찾아갔다.
방송 다음 날이라서 그런지 100m 이상은 줄을 서 있었다.
"이걸 언제 기다려서 먹고 가겠어 그냥 근처에서 먹고 가자고!!" 기다리다 못한 남편이 짜증을 낸다.
그러나 화난 남편을 달래가면 장시간 기다렸다 먹은 음식은 기대이하였다.
덕분에 집으로 오는 내내 남편의 투덜거리는 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며칠 전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샌드위치 워_Sandwich War>에서 60년 전통의 햄버거 식당을 소개한다.
복고풍의 햄버거가 얼마나 맛이 있어 보이는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일요일 뒹굴거리는 남편을 앞세워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햄버거 하나 먹어보려고 출발을 하였다.
[애플팬_The Apple Pan] 60년 전통의 오리지널 햄버거.
Address : 10801 West Pico Blvd, Los Angeles, CA
Tel : (310) 475-3585
뒤편에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가자 식당 앞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방송을 탄 식당이라 사람이 많은가 싶어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우습게도 밖에서 잡담하는 사람들 이었다. ㅎㅎㅎ
안에는 빈자리가 제법 있어서 우리도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않았다.
방송에서 권하는 대로 히코리 버거(Hickory Burger), 스테이크 버거(Steak Burger)와 애플파이를 주문하였다.
가격은 다른 프랜차이즈 햄버거 식당보다 조금 비싼 정도이다.
프렌치 프라이를 투박한 종이 접시에 가득 담아 내온다.
재미있는 것은 케쳡을 일회용을 주지 않는다.
하인즈 병 케쳡을 능숙하게 손님에게 부어서 같이 내준다.
서빙을 보는 아저씨가 카운터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케쳡이 떨어졌다 싶으면 부어준다.
나는 여자라고 입에 무언가 묻어있다 싶으면 얼른 네프킨도 손에 쥐어 준다.
아저씨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엄청나게 바쁘고 친절하다.
콜라는 이렇게 캔 콜라와 예전 식으로 종이 컵에 얼음을 채워 낸다.
이렇게 복고 풍으로 콜라를 마시니 괜시리 맛이 조금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애플 팬'의 햄버거 빵은 참깨가 뿌려져 있지 않은 점이 특이하다.
참깨가 뿌려져 있지 않은 빵을 쓰는 이유는 창업주인 할아버지가 싫어했기 때문이란다.
방송을 보니 이제는 창업주의 딸이 그대로 물려 받아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햄버거 역시 60년전 레시피 그대로 만들고 있다.
빵이나 패티 역시 구식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는데 모든 것이 수제로 만든다.
햄버거는 일반 프랜차이즈 햄버거보다 크지는 않다.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길이 든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햄버거에 대한 맛은 우리 가족도 의견이 갈렸다.
프랜차이즈 햄버거가 입에 맞아하는 아이의 평가는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허지만 남편은 프랜차이즈 햄버거보다는 괜찮다고 한다.
사람들 입맛이 각각이지만 굳이 먼거리를 와서 먹을 정도의 햄버거는 아닌 것 같다.
식당을 주방을 중심으로 "ㄷ"자 모양으로 되어있는 카운터로 둘러 쌓여져 있다.
점심 시간이 되어가자 점심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버글버글하다.
커피 머신이나 음료수 컵, 계산대 등은 1947년 당시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옛날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뽑아 내는 것을 보니 나도 한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구식 커피 머신이 신기해서 찍어 보았다.
이 식당의 손님들은 대부분 몇십년 단골이라고 한다.
카운터 오른쪽과 왼쪽의 서버는 다른 사람이다.
단골 손님들은 시간이 걸려도 자기가 먹던 자리에서만 먹는다고 한다.
이 식당의 최초의 웨이트리스는 창업주의 딸인 마사 겜블(Martha Gamble)인데 지금의 식당 주인이다.
이 집에서 꼭 먹어 보아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애플 파이'이다.
오래 전 미국 할머니가 만들던 방식 그대로 만들어낸 '애플 파이'이다.
우리는 '애플 파이' 하나에 추가로 아이스크림을 얹어 달라고 하였다.
애플 파이 한조각에 6불이고 추가 아이스크림이 2불이니 조금 비싸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서버가 알아서 두접시로 나누어 가지고 왔다.
나는 되려 햄버거보다 '애플파이'를 꼭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뜨거운 '애플파이' 위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얹어 같이 먹는 맛이 제법이다.
양도 많아서 한조각을 시키면 3명이 먹어도 충분하다.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맛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한번 쯤은 와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다.
60년간 같은 햄버거와 애플파이가 사랑을 받는다면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겠는가.
60여년전 레시피와 기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식당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애플 팬' 간판을 보면 <Quality Forever>라고 되어 있는데 당시 맛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세심해서 편안한 기분이 드는 식당이다.
점심 시간에 가면 식사를 하기 위해서 제법 기다려야 한다.
저녁 시간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저녁에는 의외로 한가하다고 한다.
오렌지카운티의 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