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만남을 주선 하다 보면 데이트할 자격이 없는 남자들이 있다. 매너가 곧 자신의 인격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남자들 말이다.
10월 달력이 넘어갈 즈음이었다. 바바리코트가 잘 어울리는 33세의 젊은 변호사가 찾아왔다. 이정도의 남자가 왜 아직 짝이 없을까 의아스러울 만큼 여성들이 흔히 말하는 결혼조건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었다. 며칠 뒤 나는 그와 잘 어울릴 듯한 여성과 미팅을 주선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1시간 지났을 무렵 상대 여성으로부터 그 남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약속시간 전달이 잘못됐나 싶어 급하게 그에게 연락을 취한 나는 그의 말에 아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약속장소에 2명의 여자가 있었으나 그들 모두 얼굴이 못생겨서 묻지도 않고 그냥 나왔다는 것이었다.
황당했지만 그 여성과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고 생각한 나는 그에게 다른 여성과의 만남을 다시 주선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인사는 커녕 얼굴만 훔쳐보고 그냥 나와 버린 것이다. 그제서야 난 그가 왜 좋은 조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싱글일 수밖에 없는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여성들의 외모만 쫓아 다니는 ‘겉멋병‘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첫인상으로 상대를 평가하다 보면 결국엔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외로운 신세가 되고 만다. 외모의 아름다움은 시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마음에 드는 사람과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플레이보이가 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무나 플레이보이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상대가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만나는 순간만큼은 최대한 예의를 갖출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플레이보이라고 일컬어지는 남자들을 보자. 그 남자 플레이보이야 라고 비난하면서도 남자의 기막힌 매너에 여자들이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여성의 호감을 사고 싶다면 좋은 매너를 갖추자. 매너가 좋아서 손해 볼 것은 없다. 만약 여성들이 당신을 따르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아니라면 말이라 생각해도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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