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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서 복귀한 류현진 '강철 멘털'로 흔들린 제구 잡았다

등록일: 05.07.2021 14:12:30  |  조회수: 310
토론토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스트라이크 존 귀퉁이에 공을 던지는 '코너워크'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구속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다른 투수들보다 느리지만 '송곳 제구력'으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문제는 제구력이 흔들릴 때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변화구가 마음먹은 곳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류현진의 공은 평범해진다.

류현진은 가끔 평범한 공을 던질 때가 있다. 일 년 내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범한 공을 던졌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탓인지 평소에 보여준 날카로운 공을 많이 던지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경기 중 통증을 느껴 자진해서 강판했던 류현진은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라 회복에 전념한 뒤 11일 만에 등판했는데,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듯했다.

그는 1회 선두타자 마크 캐나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가 좌월 홈런을 허용했고 2회와 3회에도 안타를 내줬다.

특히 3회엔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3실점이나 했다.

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88.5마일(약 시속 143㎞)이었다.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89.8마일·시속 145㎞)보다 1마일 이상 떨어졌다.

공의 탄착지점도 불안정했다. 가운데 몰린 공이 많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특유의 정신력과 강인한 멘털로 위기를 헤쳐나갔다.

그는 제구력이 흔들리자 빠르게 밸런스를 재조정했다.

4회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상대 팀 세 명의 타자를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5회엔 류현진의 멘털이 빛났다. 그는 선두 타자 토니 켐프를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 낮은 직구를 결정구로 던져 삼진 처리했는데, 켐프는 공이 빠졌다며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켐프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뒤 음료수 통에 있는 얼음을 그라운드를 향해 던지기도 했다.

류현진은 켐프의 돌발 행동에 흔들리지 않았다. 1회 홈런을 허용했던 후속타자 캐나를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2아웃을 잡았다.

류현진은 이후 라몬 로레아노에게 평범한 우전 안타를 내줬는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또 나왔다.

토론토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데굴데굴 굴러오는 공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면서 타자 주자는 3루까지 안착했다.

수비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투수의 평정심을 흔들기 마련이다.

류현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후속 타자 맷 올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은 류현진에게 최고의 날은 아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몸 상태 문제를 멘털로 극복하며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