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미국 내 확산하고 있는 반(反)아시아 정서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매체들은 로버츠 감독이 용기 있는 행동을 했다고 조명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이 8일(미국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일본 혼혈인 로버츠 감독은 최근 다저스 구성원 전원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로버츠 감독은 해당 메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의 책임을 아시아인에게 돌리고 공격하는 일에 관해 "비겁한 행동"이라며 "인종차별 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 1년 사이 미국 내에서 아시아인에 관한 증오 범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며 "코로나19 문제는 미국계 아시아인들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를 한 민족에게 책임을 돌렸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문제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 구단의 역사를 언급하며 아시아인들에게 폭력을 범하는 행위를 규탄했다.
그는 "다저스는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외에도 일본의 노모 히데오, 한국의 박찬호, 타이완의 천진펑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뛰었던 곳"이라며 "다저스는 다른 어떤 팀보다 많은 아시아 선수들을 영입해왔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난 아시아 지역사회와 이들을 포용하는 이들과 함께 설 것"이라고 적었다.
일본 오키나와 태생인 로버츠 감독은 일본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그는 2015년 11일 다저스 감독으로 부임해 아시아계로는 통산 두 번째로 MLB 감독이 됐다.
아시아 출신 첫 사령탑은 시애틀 매리너스 지휘봉을 잡았던 일본 출신의 돈 와카마쓰 전 감독이다.
한편 최근 미국 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잇따르자 아시아계 스포츠 스타들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만계 농구 선수 제러미 린은 지난달 27일 본인이 경기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