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구매 `큰 손`의 경고 -품귀현상 최소 1년 더 간다

글쓴이: evanlee3  |  등록일: 06.07.2021 14:08:18  |  조회수: 212
지난해 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시작된 초유의 반도체 품귀 현상이 산업 전반으로 번지며 경영에 차질을 빚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사태가 최소 1년 더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3위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업체 플렉스의 린 토렐 공급망 담당 최고책임자는 "반도체 수요가 강력해 제품에 따라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 중·후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제품의 경우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플렉스는 아시아·유럽·북미 등 세계 30여 개국에서 100곳이 넘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EMS 업체다.

미국 2위 완성차 기업 포드, 영국 고급 가전 업체 다이슨, 세계 1위 프린터 기업 휴렛팩커드(HP)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생산하며 연 매출이 242억달러(2020년 기준)에 달한다. FT는 "공급망에서 점하고 있는 위치상 플렉스는 반도체 구매의 '큰손'"이라며 "반도체 공급 위기와 관련해 가장 비관적 전망 중 하나가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고급 세단 모델S 상위 버전인 '모델S 플레이드 플러스'의 출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3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실물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10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가 돌연 출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머스크는 "플레이드가 너무 좋아 (상위 버전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반도체가 부족한 탓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CNBC는 "테슬라는 다른 북미 자동차 업계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문제, 특히 반도체 칩 부족을 해결하려 노력해왔다"며 "머스크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생산 중이라고 밝혔던 모델S와 모델X는 올 1분기 중 단 한 대도 생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머스크는 지난 2일 트위터에서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며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 사태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공급망,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자동차용 비메모리 반도체) 칩에 있다"며 "칩 부족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든 회사들이 과잉 주문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델과 HP, 스위스 로지텍 등도 최근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반도체 주문 후 고객사에 인도되기까지 시간을 뜻하는 '리드 타임'이 역대 최장인 17주나 걸린다는 조사도 있다. 작년 12월 초만 해도 13주에 그쳤지만 5개월 만인 지난 4월 17주로 늘어나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서스쿼해나파이낸셜그룹은 분석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이는 2017년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최장 기록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도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접종에 힘입어 높은 수준의 전자 제품 수요가 이어지는 반면 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설비를 확충하는 데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수요·공급 불일치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달 31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질 수 있다"며 "(가장 큰 문제인) 반도체 위탁생산 규모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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