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 "수리남 실제 이야기 더 극적, 그대로 쓰면 진부해보일 것 같아 덜어냈다"[인터뷰]

글쓴이: Rara land  |  등록일: 09.15.2022 10:06:19  |  조회수: 710
<수리남>은 80% 정도를 실제 이야기에서 따왔어요. 실화가 너무 극적이라서 그대로 만들면 오히러 클리셰(전형적이고 진부한 설정)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덜어낸 것들이 많죠.”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용서받지 못한 자> <공작> 등을 만든 윤종빈 감독이 또 한 번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그리는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3위(14일 기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윤 감독을 만나 <수리남> 제작기를 들었다.



<수리남>은 배우 하정우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하정우는 윤 감독의 대학선배이면서,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등 여러 작품을 함께한 막역한 사이다. 8년 전 하정우가 영화사를 떠돌던 15페이지짜리 분량의 시놉시스를 먼저 접하고 이를 윤 감독에게 전달했다. 8부작에서 10부작으로, 다시 6부작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쳐서 <수리남>이 완성됐다.



각본은 윤 감독과 권성휘 작가가 공동집필했다. 윤 감독은 “각본을 쓰기 위해 마약의 유래, 코카인의 역사부터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사건에서 마약 사범 조모씨를 잡기 위해 국정원과 협업하며 조씨에게 접근했던 민간인 K씨도 여러 차례 만났다. 윤 감독은 “제 기준에서는 평범한 민간인이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정원과 함께 하면서 현장에 투입됐던 것이 이해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실제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왜 그랬는지 납득이 됐고, 강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어 그가 겪은 일들을 베이스로 해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실화가 너무 극적이라서 각본을 쓰면서 많은 이야기를 덜어냈다. 하정우가 연기한 강인구 역은 K씨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강인구는 마약 밀매업자인 전요환(황정민)에게 말려들어 전 재산과 친구를 잃는다. 친구를 대신해 복수하고 돈도 벌기 위해 다시 전요환에게 접근한다. 윤 감독은 “K씨도 같은 일을 겪고 수리남에 돌아가는데, 마약 밀매업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머리를 다 밀고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 갱들과 싸웠다. 총격전까지도 불사했다”며 “이걸 그대로 살리면 마치 영화 <무간도>를 따라하는 것만 같고 , 너무 클리셰라서 다 덜어냈다”고 말했다.

‘수리남’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수리남’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수리남>은 도미니카 공화국, 제주, 부산, 전주 등에서 촬영됐다. 수리남 현지에는 해외 제작진이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찍을 수 없었다. 전북 전주에 차이나타운 오픈 세트를 짓고, 제주에 야자수를 심어서 최대한 현지 분위기를 내려고 했다.



실제 수리남에서 촬영되진 않았지만, 수리남이라는 국가가 부정적으로 묘사된 부분이 많은데다가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수리남 정부 측에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수리남 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알베르트 람딘 외교·국제사업·국제협력부(BIBIS)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한국 드라마 <수리남>을 언급하며 “제작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람딘 장관은 이 드라마가 수리남을 ‘마약 국가’로 몰아넣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윤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수리남이 아닌 다른 가상의 국가로 바꿔서 이야기를 만들려는 생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실화에 기반했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수리남>은 드라마를 써보지 않았던 윤 감독에게는 나름의 도전이었다. 그에게 “느와르 장르나 남자들 사이의 권력관계가 아닌, 전혀 해보지 않았던 장르나 소재를 다뤄볼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윤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고, 좀 더 ‘사람 이야기’에 가까운 것들을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 관객들은 미니멀한 이야기보다는 스펙터클하거나 액션이 돋보여서 시청각적으로 즐겁고 눈과 귀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극장에서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제가 하고 싶은 것이면서, 사람들도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