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방사능에 갇힌 올림픽 걱정되는 선수들 건강

글쓴이: yeonwei  |  등록일: 07.23.2021 19:53:47  |  조회수: 401
도쿄 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방사능 오염, 빈약한 선수단 숙소 시설 문제 등 여러 가지 잡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우여곡절 ‘중’에 개막을 맞은 셈이다.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불안전한 환경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건강·컨디션 관리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여전… 철저한 방역만이 살 길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 ‘2020 도쿄하계올림픽’ 개막.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경기의 96%를 관중 없이 진행하는 등 사실상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는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국가들은 선수단 안전을 우려해 참가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역시 2개월여 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5000명(22일 기준)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도 계속해서 증가해 누적 확진자 수가 106명에 달한다. 올림픽 개최 하루 전인 지난 22일에도 선수 3명 포함 19명의 대회 참가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선수촌 내부에서는 선수 1명과 대회 관계자 2명 등이 확진됐다.

대회가 열리는 도쿄는 물론, 선수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며 우리 선수단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선수단 전원이 대회 참가를 앞두고 백신을 접종했으나, 경기장, 숙소 등에서 밀접 접촉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철저한 선수단 방역을 당부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다.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모든 선수가 백신을 맞았고 외부인과 접촉 또한 철저히 차단되는 만큼 현재까지는 큰 우려가 없다”면서도 “다만 돌파감염 문제가 있고 훈련이나 경기를 하는 과정에서 접촉할 가능성 역시 높으므로, 선수단 자체적으로 대회 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우려에 후쿠시마산 식자재 ‘NO’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지역에서 경기가 열릴 뿐 아니라,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음식에도 후쿠시마산 과일, 채소, 고기 등 여러 식자재들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꼼꼼한 검사를 통해 안전한 식재료만 공급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선수단 건강을 외면한 채 ‘후쿠시마 부흥’이라는 목적만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선수촌 영양사로 근무한 A영양사는 “토양 오염이 있었던 만큼 식자재 역시 오염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일본 사람들도 기피하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굳이 선수촌 음식에 사용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들어간 음식을)먹지 않을 수 있다면 안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는 선수단에 제공하는 도시락에 후쿠시마현과 인근 8개현을 제외한 지역에서 공수한 식자재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육류의 경우 뉴질랜드, 호주산을 사용하고, 매일 방사능 세슘 측정기로 모든 식자재를 조사한다.

그렇다고 해도 대회 기간 동안 모든 식사를 도시락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도시락만 먹는다면 선수들의 영양 보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영양사는 이에 대해 “모든 문제를 고려해 다양한 메뉴를 준비했을 것”이라며 “안전성이 명확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둘(선수촌 식사와 도시락) 중 선택해야 한다면 도시락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시락만으로 세끼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음식 중 먹을 수 있는 것은 먹고 일부 식사를 도시락으로 보충하는 등 두 가지 식사를 병행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침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골판지 침대./사진=연합뉴스DB
◇놀림거리 된 숙소시설… 전문가 “정상적인 휴식 가능할지 의문”

코로나19나 방사능 오염 문제와는 별개로 부실한 선수촌 숙소 시설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각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입촌한 가운데, 선수들 사이에서 부실한 시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골판지 침대’와 TV·냉장고 없는 숙소, 선수들의 신장을 고려하지 않은 낮은 층고, 4인 숙소에 1개뿐인 화장실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SNS상에는 선수들이 이 같은 불편한 시설을 신기하다는 듯 인증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유도, 레슬링 등 일부 메달 유망 종목에 참가하는 일본 선수에게만 외부 숙박 시설을 제공해 논란을 키웠다.

특히 이번 올림픽의 경우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 사실상 숙소 하나뿐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회 기간 경기장, 훈련장을 제외한 모든 외부 활동이 금지되는 가운데, 숙소에서조차 정상적으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경우 선수들의 전반적인 건강관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불편한 시설에서 휴식을 취할 경우 경기력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런던올림픽 당시 불충분한 휴식과 불편한 식사, 숙소시설 등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정웅교 교수(스포츠의학센터장)는 “전체적인 공간이 협소한 데다,

침대가 너무 작아 편하게 누울 수 없고 (냉장고가 없어서)더운 날씨 속에서 시원한 음료도 먹을 수 없다”며 “선수들에게 숙소는 대회기간 동안 머물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집’과도 같은데, 이런 시설에서 정상적인 휴식이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올림픽 숙소들과 비교해 봐도 여러 선수들이 1개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선수들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웅교 교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대한 휴식을 잘 취하고 식사를 통해 원활하게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며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는 함께 머무는 우리 의료진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새로운 규정들이 추가됐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시상대에서 직접 손으로 메달을 목에 걸어야 하며, 함께 모여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악수, 포옹, 하이파이브 등 신체 접촉도 일체 금지되며, 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도 금지된다.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경고를 받고, 심하면 실격, 추방 조치를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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