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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역대급 호불호,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가성비 vs 가심비' 대결

현대자동차 라인업에 신규 추가된 경형 SUV '캐스퍼' 미디어 시승 직후 기자들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좀처럼 드문 일로 장점과 단점에서 대부분 공통된 의견이 제시되고 취향에 따라 일부 엇갈린 반응을 보였던 여느 시승회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이날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됐다. 한쪽에선 기존 경차 시장에서 찾을 수 없던 상품성을 비롯해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른 편에선 판매 가격을 꼬집어 각종 세제 혜택을 고려해도 경차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더했다.

누군가는 "실물로 보니 당장 계약하고 싶다" 반대편에선 "이 가격이면 아반떼도 살 수 있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결론은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와 가격 대비 만족감을 뜻하는 '가심비' 대결로 귀결된다. 캐스퍼는 출시 이후 가성비와 가심비를 놓고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현대차에 없던 온라인 예약 판매가 이뤄지고 국내 첫 지자체 주도 노사 상생형 일자리 1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손에서 생산된다는 소식과 함께 캐스퍼는 출시 이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소형 SUV 시장을 과소평가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늦게 해당 세그먼트에 진출한 현대차가 경차에 SUV 콘셉트를 접목한 부분이 이색적이다.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일대에서 캐스퍼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모델을 타고 신차의 상품성을 알아봤다. 먼저 캐스퍼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3595mm, 1595mm, 1575mm에 휠베이스 2400mm로 국내 경차 기준 전장 3600mm, 전폭 1600mm, 전고 2000mm 이하를 준수해 제작됐다.

해당 법규로 인해 캐스퍼 크기는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기아 모닝이나 스파크, 레이와 함께 모두 전장과 전폭이 동일하다. SUV 스타일을 띠고 있어 당연히 모닝과 스파크 보단 전고가 90mm 높고, 박스카 레이보다는 125mm 낮다.

 휠베이스의 경우는 캐스퍼, 모닝이 2400mm로 동일하며 스파크보단 15mm 길고 레이보단 120mm 짧다.

외관 디자인은 기본 모델인 1.0 MPI와 1.0 T-GDI 터보 모델이 살짝 다르게 제작됐다. 이날 시승한 터보 기준 전면부는 메쉬 타입 그릴과 원형의 공기흡입구가 마련되고 스키드 플레이트가 확대되며 조금 더 역동적인 느낌이다.

기본 모델의 경우 원형 공기흡입구가 빠지고 파라메트릭 패턴 그릴이 좌우로 길게 연결되어 심플한 모습.

터보와 기본 모델 모두에는 원형 LED 주간주행등이 자리하고 상단으로 턴 시그널 램프를 배치해 귀엽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연출한다.

측면은 의외로 볼륨감을 더한 펜더와 높은 지상고를 통해 작지만, SUV 스타일의 당당함을 전달한다.

루프랙 또한 설치되어 다양한 아웃도어 옵션을 적용할 수는 있는 부분도 눈에 띈다. 또 특이하게 A필러 부분을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이음새 없이 도어 판넬과 하나로 연결된 B필러도 인상적이다.

뒷문 손잡이는 여느 경차들처럼 윈도우 글라스 부분에 히든 타입으로 탑재되고 위쪽으로는 웃는 얼굴의 캐릭터 엠블럼이 자리한 것도 흥미롭다.

후면부는 전면 그릴과 동일한 파라메트릭 패턴 테일 램프가 좌우로 길게 연결됐다. 또 전면부와 통일감이 느껴지는 원형의 턴시그널 램프를 하단에 배치하고 루프 뒤쪽으로 툭 튀어나온 리어 스포일러도 장착됐다.

테일게이트는 좌우로 폭을 끝까지 밀어내며 물건을 싣고내리기 용이하게 제작됐다. 전반적으로 캐스퍼 외관 디자인은 깜직하고 귀엽지만, 역동성이 느껴지는 악동 같은 그런 분위기를 전달한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일본 경차에서 봐왔던 느낌과 유사한 모습이다. 곡선을 많이 적용하고 전체적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스티어링휠은 2스포크 방식으로 그립감이 만족스럽고 안쪽으로 버튼 배열도 다양하다. 계기판은 4.2인치 컬러 LCD가 적용되고 센터 디스플레이는 8인치가 탑재됐다. 화려하진 않지만 일목요연하게 차량 관련 정보를 표시한다.

기어노브 옆쪽으로는 동그란 버튼의 스노우, 샌드, 머드를 지원하는 2WD 험로 주행모드도 마련되고 일반적으로 드라이브 모드는 노멀과 스포츠 두 가지를 지원한다.

이 밖에 캐스퍼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경차 콘셉트에 맞춰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또 센터콘솔을 없애고 기어노브를 대시보드 상단으로 옮겨 개방감을 강조한 모습도 엿보인다.

1열의 경우 벤치형 시트를 적용해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운전석을 비롯해 전 좌석 풀 플랫이 가능하게 제작되어 차박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맞춘 콘셉트도 찾을 수 있다.

2열 시트의 경우 5:5 분할 폴딩과 앞뒤로 최대 160mm 이동도 가능하다. 적재공간은 2열 시트를 전방으로 밀면 최대 301리터, 1, 2열 풀 폴딩 시 최대 2059mm 공간이 확보된다.

캐스퍼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1.0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76마력, 최대 토크 9.7kg.m, 복합연비 14.3km/ℓ를 발휘한다.

이날 시승한 터보 사양은 최고 출력 100마력, 최대 토크 17.5kg.m, 복합연비 12.8km/ℓ를 기록하고 이들 모두에는 4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됐다.

참고로 공차중량의 경우 1.0 모델이 985kg, 터보가 1030kg을 나타낸다. 기존 모닝과 동일한 엔진을 기준으로 약 80kg 정도 증가했다.

먼저 운전석에서 실내 공간감은 모닝과 레이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좌우측 폭의 경우 모닝과 유사하고 일반 경차에 비해 전고가 높아 레이와 비슷한 부분도 찾을 수 있다. 대시보드 상단 툭 튀어 나온 센터 디스플레이는 의외로 전방 시야를 크게 가리지도 않고 시인성 역시 우수하다.

1.0 터보는 정차상태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의 떨림이 극명하게 전달된다. 경차의 특성을 감안하고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유독 진동이 심하다.

운전대 반응은 주행모드와 속도에 관계없이 가벼운 세팅이다. 과속방지턱과 요철에서 승차감 역시 후륜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탑재해 통통 튀는 경험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변속기 세팅 역시 직결감이 떨어져 저단 변속시 울컥이는 느낌을 전달한다.

하지만 오르막을 비롯해 일반 주행에선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역동적인 주행감을 만날 수 있다. 가속페달에 대한 반응도 민첩하고 좌우측 코너링에서도 나름의 스포티한 감성을 전달한다.

SUV 특성을 반영해 전방 시야도 확 트이고 좌우측 사이드미러 시야각도 잘 확보된다. 스포츠 모드에선 이런 기본 세팅을 배로 즐길 수 있는 부분도 만족스럽다.

이 밖에 캐스퍼의 경우 전트림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등 다양한 안전 사양이 기본 적용되고 상위 트림에선 현대 스마트 센스를 선택할 수 있는 등 기존 경차에서 취약하게 여겨지는 안전 사양이 풍부하게 탑재된 부분도 장점으로 여겨진다.

캐스퍼 판매 가격은 기본 모델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 여기에 1.0터보 엔진과 역동적인 전용 외장 디자인으로 구성한 선택 사양 ‘캐스퍼 액티브’는 모든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스마트와 모던 95만원, 인스퍼레이션 90만원이 추가된다.

인스퍼레이션 트림에서 캐스퍼 액티브를 적용할 경우 전용 휠과 리어 스포일러로 구성한 선택 사양 액티브 플러스를 추가할 수 있다.

이날 시승한 캐스퍼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경우 판매가 1870만원을 시작으로 선루프와 스토리지 패키지 등 선택 사양이 포함되어 2007만원으로 가격이 매겨진다.

상위 모델인 베뉴와 아반떼 주력 트림이 2000만원 대, 경쟁모델인 모닝, 레이, 스파크의 최고급 트림 기본 가격이 1500만원 대로 설정된 것을 고려하면 캐스퍼 구매에는 가성비보단 가심비가 필요해 보인다.

<출처 : 오토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