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입력 07/27/2012 11:58:23
`美 넘버3' CNN, 시청률 부진에 사장 사퇴
미국 보도전문 채널인 CNN의 짐 월튼(54) 사장이 27일(현지시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월튼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CNN은 새로운 리더십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만
사장직을 맡겠다고 밝혔다.
1981년 CNN에 입사해 2003년 CEO에 오른 월튼은 CNN이 세계적인 보도채널로 성장하는 데 큰 공로를
세운 인물로 꼽힌다.
그의 재임 기간 CNN은 회사 수익이 연평균 15% 증가하는 등 초고속 성장을 구가했다. 외국 방송사로부터
고액의 자사 영상 사용료를 받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
외국에서 CNN 하면 최고라는 평가를 듣지만 정작 미국에선 `넘버 3'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 5월 CNN의 저녁 프라임타임 시청률은 1위 폭스뉴스의 4분의 1, 2위 MSNBC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CNN이 월 시청률에서
MSNBC를 앞선 것은 지난 2년간 2번에 불과했다.
CNN은 지난달 간판 기자인 존 킹의 저녁 시간대 프로를 폐지하는 등 긴급 처방을 내렸지만 시청률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덥수룩한 흰 수염이 인상적인 베테랑 앵커인 월프 블리처의 시청률도 NBC의 신참인 앨 샤프턴에게 밀리면서
위기감이 증폭됐다.
AP 통신은 CNN의 올 2분기 프라임타임 시청률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지난달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법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심판 결과를 잘못 보도해
자사의 생명으로 내세우는 `정확성'에
흠집이 났다.
이런 사정 때문에 월튼의 사퇴는 예고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연쇄 인사와 프로그램 개편을 통한 대대적인 인적, 조직 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CNN의 위기 상황은 보도채널을 비롯한 미국 언론 산업의 사양세와 미국인들이 해외뉴스에 관심이 없는
현실과 무관치 않지만 무엇보다 정치적,
이념적으로 엄정 중립을 견지하는 '밋밋한' 논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화당과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폭스와 민주당과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NBC와 달리 CNN은 보도의 `균형'을
양보할 수 없는 자사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CNN의 이런 태도는 언론계와 학자들 사이에선 높게 평가받을지 모르지만
미국의 방송뉴스 소비자 입장에선
재미없는 `회색 뉴스'로 다가가는 데 현실이다.
CNN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내 일부에서도 `이쪽도 저쪽도 아닌 상황을 어떻게든 손봐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쉽지
않다"며 "앵커, 프로그램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다 바꿔도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것도
회사의 존재 이유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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