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달 "엔켈라두스" 북반구에도 바닷물로 형성 새 얼음 흔적

남극 '호랑이 줄무늬' 보다 덜 뚜렷하나 같은 지질 현상 분석

엔켈라두스 적외선 이미지


붉은색 부분이 새로 형성된 얼음을 나타낸다. 하단 오른쪽에 표시된 붉은 부분이 남극주변의 호랑이 줄무늬.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LPG/CNRS/University of Nantes/Space Science Institut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토성의 위성(달) 엔켈라두스는 목성의 유로파와 함께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호랑이 줄무늬'(tiger stripes)로 알려진 남극 주변의 선형 평행구조는 위성을 덮고 있는 얼음층 사이의 틈으로 바닷물이 솟구쳐 오르면서 형성된 것으로 분석돼 있다. 얼음층 밑이기는 해도 바다가 있다는 것은 지구에서처럼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열수구(熱水口) 주변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이런 바다의 흔적이 남극 주변에만 국한됐는데 북반구에서도 얼음층 밑 바닷물이 표면에 새로 얼음을 형성한 것이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프랑스 낭트대학 행성 및 지구역학 과학자 가브리엘 토비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토성 궤도선 카시니호에 장착된 '가시광 및 적외선 지도화 분광기'(VIMS) 자료로 얻은 적외선 합성 이미지를 통해 이를 찾아냈다고 과학 저널 '이카로스'(Icarus)에 발표했다.

 

카시니호는 13년간 토성 궤도를 돌면서 VIMS를 통해 토성과 고리, 엔켈라두스를 비롯한 10개의 위성에서 반사되는 빛에 관한 자료를 모았다. 이 빛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뿐만 아니라 적외선도 포함하고 있어 파장별로 분리하면 빛을 반사하는 물질이 무엇으로 구성됐는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VIMS 자료와 카시니호의 디지털카메라 장비인 ISS 이미지를 섞어 엔켈라두스의 새 분광 지도를 만들었는데, 지도상의 적외선 신호가 남극 주변을 새 얼음으로 덮는 지질 활동과 분명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카시니호가 토성 궤도에 진입한 이듬해인 지난 2005년에 이미 이곳의 얼음층 밑에 바다가 존재하며 얼음 알갱이와 수증기를 내뿜으며 거대한 기둥을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남극 주변에서 확인된 일부 적외선 특징을 북반구에서도 포착했다.

 

이는 북반구도 새로 형성된 얼음으로 덮여있을 뿐만 아니라 남반구와 북반구 모두에서 비슷한 지질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됐다.

 

연구팀은 북반구를 덮은 새 얼음이 얼음 알갱이 분출이나 얼음 사이 틈으로 바다의 얼음이 표면으로 서서히 밀고 올라오면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토비 연구원은 "적외선은 남극 주변의 얼음 표면이 형성된 지 얼마 안 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는데, 이곳에서 얼음 물질이 분출되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운 건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북반구의 거대한 지역도 젊고, 지질학적 시간으로 따질 때 얼마 전까지 활동적이었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JPL이 운영해 온 카시니호는 토성 궤도를 돌며 탐사하다 연료가 떨어져 2017년 9월 토성 궤도로 진입하며 산화했다. 이는 엔켈라두스의 바다에 있을지 모를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