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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 후보, 어릴때 정체성 혼란 겪기도

박현경 기자 입력 08.12.2020 04:48 AM 조회 4,504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사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겪던 시절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리스 의원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는 흑인, 또는 아시아계로 분류되지만, 유년기와 청소년 시절엔 대부분 백인 위주의 '화이트 커뮤니티' 속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 교수였고 어머니 역시 암 연구자로, 엘리트 집안이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초등학교에서부터, 몬트리올에서 다녔던 고등학교까지, 어린 시절 학교와 살았던 지역 모두 백인이 대부분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엔 당시 인종차별 철폐 정책이었던 '버싱'(busing)에 따라 매일 아침 버스에 실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부유한 동네의 초등학교로 등교를 해야 했다.

버싱이란 학교 내에 흑백 학생들이 섞이도록 흑인 거주지 학군과 백인 거주지 학군 사이에 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서로 상대 학군의 학교로 실어나르던 정책을 말한다.

12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해리스는 어머니를 따라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어머니는 그곳에서 대학 강사, 병원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역시 백인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프랑스어를 쓰는 지역이었다.

백인 위주인 공간에서 소수 인종으로서 겪는 소외감과 차별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과학자였지만 쇼핑을 하러 가면 가정부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 혼란을 겪던 해리스가 비로소 안정을 찾은 것은 대학 때부터였다고 WP는 소개했다.

그는 백인 위주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흑인 대학에 진학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워싱턴DC의 흑인 명문대학인 하워드대였다.

미 최초의 흑인 여성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 역시 흑인 문학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라 닐 허스턴도 이 학교 출신이다.

흑인 엘리트 학생들이 가득 찬 곳에서 비로소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유색인종이라고 해서 위축되거나 마이너리티 취급을 받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었다.

해리스는 인터뷰에서 "나는 하워드 대학에 와서 어른이 되었다"며 "하워드는 나의 존재에 대해, 또 그 의미와 이유에 대해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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