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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망'에 유혈폭동 격화..파문 일파만파 확산

박현경 기자 입력 05.29.2020 04:28 AM 조회 6,449
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이후 분노한 시위대가 폭동을 일으키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국 누적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건이 코로나19로 억눌린 민심을 더욱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어제(28일)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에서는 성난 시위대의 폭동 사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눌러 숨지게 한 것과 관련해 수천 명의 군중은 전날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고무탄으로 대응했다.

시위대는 이날 밤 이번 사건 발생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난입했고, 이 과정에서 불이 나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

인근 매장도 공격 대상이 됐다.

성난 군중은 대형마트 타겟 등 상점 유리창을 깨부수고 난입해 물건을 약탈했다.

20여개 타겟 지점은 일시 폐쇄됐고, 일부 상점은 약탈을 막기 위해 판자로 창문과 입구를 봉쇄했다.

시위가 격화하며 도심 전당포에서는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경찰은 전당포 주인이 약탈범에게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화도 30여건이나 발생하면서 곳곳에서 불길이 솟아올랐다.

6층짜리 건물 공사 현장은 밤사이 잿더미로 변했고, 주택가와 상점, 차량도 불길에 휩싸였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동은 미니애폴리스뿐 아니라 미네소타 주도인 세인트폴로도 번졌다.

두 도시는 미시시피강을 끼고 맞닿아 있어 트윈 시티로 불린다.

시위대는 어제 세인트폴에서 타겟 매장을 습격하는 등 20여곳을 약탈했고, 의류 잡화 할인매장인 티제이맥스 등은 불길에 휩싸였다.

도심 곳곳에는 방탄복과 방독면으로 무장한 경찰이 배치됐으며 소방관들은 곳곳에 난 화재를 진화하느라 분주했다.

폭동이 세인트폴로 번지자 미네소타 주의회는 의원과 직원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미니애폴리스 헤네핀 카운티 청사 주변에서는 전날에 이어 어제도 시위가 발생했다.

상점들은 일찍 문을 닫았고, 시 당국은 경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 소집을 명령했다.

월즈 주지사는 주 방위군을 얼마나 소집할지, 언제 시위 현장에 투입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는 성명에서 "플로이드의 희생은 죽음과 파괴가 아닌 정의와 시스템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흑인인 맬빈 카터 세인트폴 시장도 트위터에서 "집에 머물러 달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달라"고 말했다.

물론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정의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는 평화 시위도 열렸다.

헤네핀 카운티 경찰은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됐고 체포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폭력 시위는 미네소타주를 넘어 미 전역 곳곳으로 확산했다.

어제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콜로라도 주의회 의사당을 향해 6∼7발의 총이 발사됐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경찰은 총격 사건이 시위대와 관련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에서도 폭력 시위가 발생해 경찰이 다치고, 수십명이 체포됐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침을 뱉고, 권총을 뺏으려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LA에서는 27일 시위대 수백명이 고속도로를 막고 순찰 차량 유리를 박살 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2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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