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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또다른 비극 '고독한 죽음'…미 뉴저지주 '반기' 게양

라디오코리아 입력 04.03.2020 03:59 PM 수정 04.03.2020 04:41 PM 조회 11,771
미 뉴욕에서 냉동트럭으로 운구되는 코로나19 희생자

확산 우려에 가족 임종도 없이 생마감…"외롭게 죽어가고 있다"뉴저지주 애도 표시, 반기 게양 명령…"희생 잊지않기 위한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상당수 희생자가 지켜보는 가족도 없이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미국 뉴욕주의 상황을 전하면서 병원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마지막 임종을 불허하면서 희생자들이 나 홀로 죽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럼비아대학 의료센터의 응급의료 국장 크레이그 스펜서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지금 목도하는 것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의 새로운 현실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쇄도하는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병원 주변에 설치한 텐트를 거론하면서 "텐트에서 많은 고통과 외로움, 죽음을 목도했다"면서 "사람들이 외롭게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방송도 지난달 29일 기사에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코로나19가 먹잇감으로 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외롭게 죽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스티브 카민스키는 지난달 말 뉴욕 맨해튼의 어퍼이스트에 있는 자택에서 앰뷸런스에 실려 간 뒤 며칠 후 코로나19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가족들을 다시는 보지 못했다.

감염 확산 우려로 가족마저도 그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아들인 버트는 "설사 의료진이 옆에 있었더라도 아버지는 홀로 돌아가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일부 경우는 병원이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다른 통신수단으로 환자를 연결해 주거나,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의료진들이 임종을 지켜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성직자들이 희생자들을 위해 전화로 마지막 의식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 CNBC 방송은 지난 1일 코로나19 환자인 40대 어머니가 사망 직전 여섯명의 자녀와 병실 문을 사이에 두고 무전기로 마지막 인사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워싱턴주 프로비던스 병원에 입원 중이던 선디 루터(42)는 임종 순간에도 13~24세인 여섯 자녀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 아들 일라이자 로스 루터(20)는 "병원 직원들이 무전기를 가져다가 어머니의 베게 옆에 놔줬다. 그 덕에 우리는 마지막 말을 나누고 인사를 할 수 있었다"면서 "어려웠지만,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필 머피 미국 뉴저지주 주지사는 이날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주내 모든 깃발을 무기한 '반기'(半旗)로 달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반기는 조의를 표시하기 위해 깃발을 깃대 끝에서 기폭의 한 폭만큼 내려 달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머피 주지사는 "우리는 슬프게도 더 많은 사람을 잃을 것"이라면서 "가족들이 장례식을 치를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은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희생자와 관련한 반기 게양은 미국내 첫번째 조치다.

뉴저지주는 미국 내에서 뉴욕주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다. 이날 현재 뉴저지주의 확진자는 전날보다 4천372명이 증가한 2만9천895명이다. 사망자는 113명이 증가한 646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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