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끝 '눈사람 소행성' 행성 형성이론 논쟁에 종지부

연합뉴스 | 입력 02/14/2020 10:57:26 | 수정 02/14/2020 10: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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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퍼벨트의 천체 '아로코스' [NASA/JHUAPL/SwRI/Roman Tkachenko 제공]

 

 

'눈사람 소행성'으로 더 잘 알려진 태양계 끝의 천체 '아로코스'(Arrokoth)가 미행성(微行星)이 부드럽게 뭉쳐 행성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행성 형성이론을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가 찍혔다.

 

태양계 행성은 미행성이 고속으로 충돌해 형성된다는 설과 완만한 속도로 뭉쳐 만들어진다는 설이 맞서왔는데, 후자 쪽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난해 1월 1일 아로코스를 근접 비행한 뉴허라이즌스호의 관측 자료를 분석해온 과학자들은 이런 결론을 내린 관련 논문 3편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싣고,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총회에서도 발표했다.

 

아로코스는 지구에서 약 66억㎞ 떨어진 해왕성 궤도 밖 카이퍼벨트에 있는 천체로 인류가 우주선을 보내 탐사한 천체 중에서 가장 멀리 있고, 가장 원시적인 형태를 간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허라이즌스호는 지구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 관측한 자료를 느린 속도로 계속 전송 중인데,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지난해 5월 공개한 1차 연구 결과 때보다 10배나 많은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뉴허라이즌스 연구팀은 더 선명해진 관측 자료와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아로코스를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둥근 천체가 가까이서 각각 형성된 뒤 느린 속도로 서로를 돌다가 뭉쳐 현재 상태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아로코스가 미행성간 고속 충돌이 아니라 부드럽고 느린 과정을 거쳐 형성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뉴허라이즌스 연구원인 워싱턴 대학의 윌리엄 매키넌 박사는 "지구에서 화석이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미행성은 우주에서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말해준다"면서 "아로코스는 폭력적 충돌이 아니라 두 천체가 서로를 천천히 돌다가 합체하는 복잡한 춤을 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로코스 표면의 색깔과 구성 성분이 같은 것도 성운 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물질이 충돌하며 뒤죽박죽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같은 구역 안에서 인근 물질을 끌어당기며 형성됐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함께 두 개의 둥근 천체가 모두 납작한 형태를 띠고 극(極)이나 적도 등이 나란히 있는 것 등도 질서 정연한 합체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됐다.

 

뉴허라이즌스 책임연구원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앨런 스턴 박사는 "아로코스는 미행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가르쳐 줬으며, 이번 연구결과는 전반적인 미행성과 행성 형성과정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가져온 것으로 믿고있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모든 증거들은 미행성이 부드럽게 뭉쳐 행성을 만든다는 모델을 뒷받침하고 고속 충돌설은 배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