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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이견…"약속준수 기대"·"북한에만 요구안돼"

박현경 기자 입력 12.11.2019 04:29 AM 조회 1,698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관련 회의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수장이 머리를 맞댔지만 비핵화 해법을 놓고 시각차를 보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을 향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 실험 중단, 비핵화 약속 준수를 촉구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 이행을 강조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북 직접 대화의 필요성과 이를 촉진할 의향을 드러내면서도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해제 등 상호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두 장관은 어제(10일)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대북 제재 이해 문제와 북한의 적대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먼저 발언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기대에 대해 모호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한 뒤 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시험 등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북 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협조를 주문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라브로프 장관은 미북 간 직접 대화 필요성을 강조한 뒤 러시아가 "대화의 재건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화가 상호적 조치라는 생각을 따를 때만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며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면서, 그 후에야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그리고 나머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요구할 순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와 도발 중단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 체제안전 보장 등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미북이 단계적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접촉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미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호적 조치, 조치 대 조치로 전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 길 위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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