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세포만 약물 전달하는 '나노 컨테이너' 개발"

연합뉴스 | 입력 12/09/2019 09:19:07
글자크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인쇄하기
인간 배아 신장 세포(녹색)의 나노 카고(녹색 형광).분홍색은 엔도좀, 청색은 핵.[존스 홉킨스 의대 루이 위안 제공]


미국 존스 홉킨스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논문

 

항생제 등 약물을 몸 안에 투여할 때 종종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약물이 모든 세포에 보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세포에만 약물이 도달하게 하는 이른바 '표적 정밀 의료' 기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방사선·화학·면역 요법 등이 강도 높게 쓰이는 암 치료에선 특히 그렇다.

 

원하는 세포만 정확히 겨냥해 다양한 치료 약을 전달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나노 컨테이너(nanosize container)'를 미국 존스 홉킨스대 의대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6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이 나노 컨테이너는, 단백질 기반 약물이나 면역 치료제 외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의 기반 단백질도 담을 수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블룸버그-킴멜 암 면역치료 연구소'의 조던 그린 생의학 공학 교수는 "대부분의 약은 특정 세포만 표적으로 삼지 않고 몸 안에 무차별적으로 퍼진다"라면서 "일부 항생제 등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기도 하지만, 세포 안까지 바로 약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조던 교수팀은, 대부분 구형이고 양전하와 음전하를 모두 갖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착안했다.

 

전체적으로 중간 전하(neutral overall charge)에 가까운 바이러스는 이런 특성 때문에 세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생물학 제제(약)를 구성하는 고분자 단백질과 핵산은, 높은 전위 때문에 세포를 밀어내려는 성질이 있다.

 

이런 난점을 극복하려고 개발한 게 바로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biodegradable polymer material)이다.

 

나뭇가지처럼 4개의 분자가 결합한 이 물질은 음양의 전하를 모두 갖고, 시간이 지나면 물에 녹게 디자인됐다. 또한 생물학 제제와의 수소 결합과 음양 전하에 따라 세포를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한다.

 

예컨대 이 물질로 만든 나노 컨테이너가 양전하를 띠면, 세포막과 작용해 엔도좀에 에워싸여진 뒤 그 안에서 녹는다. 컨테이너에 실린 약이 세포 안에서 원활히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엔도좀(endosome)은 진핵세포의 원형질막과 리소좀(또는 골지체) 사이에서 물질 이동에 관여하는 세포소기관이다.

 

세포 내로 진입한 나노 입자는 종종 엔도좀 안에 격리돼 그 내용물을 분해 당한다곤 한다. 하지만 이 나노 컨테이너는 많은 표적 세포들에 두루 퍼지고, 엔도좀에 갇히지도 않는다는 게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유전자 편집에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크리스퍼 기반 단백질과 핵산 복합물을 함유한 나노 패키지를 만들어 실험실 배양 세포에 실험했다. 이 나노 패키지는, 크리스퍼 단백질이 세포 유전체의 일부분을 잘라내면 세포가 붉은 형광을 내게 조작한 것이었다.

 

그 결과 세포의 특정 유전자가 고장 나게 하는 덴 77%, 유전자를 추가하거나 보수하는 덴 약 4%의 성공률을 보였다. 현재의 기술로 유전자를 올바르게 잘라낼 확률은 10%도 안 된다.

 

루이 위안 박사과정 연구원은 "5년 전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과학자들은 세포 안에 이런 치료 약을 넣으려면 바이러스를 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질병 그 자체는 물론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