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잔디적응↓ 결정력↓…빌드업 고집한 '변칙 전술 아쉬움'

연합뉴스 | 입력 11/14/2019 10:46:56
글자크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인쇄하기

아쉬운 벤투 감독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3일(미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수비수에게 아쉬워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패스한 볼은 제대로 구르지 않았고, 경기장 왼쪽 측면 잔디는 푹푹 빠졌다. 하지만 벤투호는 고집스럽게 후방부터 빌드업 축구를 고집한 답답한 축구로 레바논 원정 무승부에 그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미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달 평양 원정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를 이어갔고, 2승 2무(승점 8)로 레바논과 북한(이상 승점 7)을 승점 1차로 힘겹게 앞서며 박빙의 선두를 유지했다.

 

황의조(보르도)의 헤딩슛이 골대를 때리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레바논을 압도하지 못한 승부였다.

 

벤투 감독은 레바논의 격해진 시위 상황을 고려해 전지훈련지였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최종훈련까지 마치고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좋지 않은 여건에서 마무리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대표팀은 레바논을 상대로 황의조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좌우 날개에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을 투입한 4-3-3 전술을 가동했다.

 

대표팀은 후방에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을 통해 레바논의 수비벽을 깨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무엇보다 그라운드 잔디 상태가 엉망이었다. 패스한 볼은 제대로 구르지 않았고, 경기장 왼쪽 측면 잔디는 푹푹 빠져서 진흙탕처럼 보였다.

 

이러다 보니 빠른 드리블 과정에서 볼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았고, 후방에서 찔러주는 땅볼 패스는 속도를 잃고 동료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표팀은 고집스럽게 빌드업 과정을 이어갔다.

 

땅볼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다 보니 슈팅 기회도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 결정력도 떨어졌다.

 

전반 8분 이재성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때린 왼발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난 게 그나마 위협적인 땅볼 슛 시도였다.

 

가장 아쉬웠던 상황은 후반 21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황의조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아올라 헤딩슛을 시도한 게 골대를 때린 장면이었다.

 

앞서 황의조는 전반 34분에도 후방에서 이용이 찔러준 고공 패스를 잡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놓치기도 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득점 상황에 가까운 장면은 땅볼 패스가 아닌 고공 패스에 의한 헤딩 시도였다.

 

벤투 감독도 후반 18분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투입하는 '플랜B'로 전환했지만 선수들이 엉망인 잔디 상태에서 체력이 소모된 터라 위협적인 크로스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힘든 중동 원정에서는 그동안 선제골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았다. 좋지 못한 그라운드 상황에서는 오히려 장신 공격수를 활용해 측면 크로스에 의한 단순한 공중 플레이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