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메르스 감염되면 훨씬 더 위험"

연합뉴스 | 입력 10/21/2019 1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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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감염 21일 후 정상 생쥐(좌측)의 폐 염증이 훨씬 빨리 해소됐다.[메릴랜드대 의대 제공]


미 연구진 보고서… "원인은 감염 면역반응 이상"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감염으로 발병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 일명 메르스)은 치사율이 35%나 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천400여 명의 확진 환자가 나와 이 가운데 8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신장·심장·폐 질환을 가진 환자가 메르스에 걸리면 병세가 더 위험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여기에 당뇨병을 추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UMSOM)와 존스 홉킨스대 의대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고, 논문은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인사이트츠(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Insights)'에 실렸다.

 

18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초점은, 당뇨병이 메르스 감염에 따른 사망 위험을 어떻게 높이는지 규명하는 데 맞춰졌다.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할 때 당뇨병을 가진 생쥐 모델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더 쉽게 증식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당뇨병이 생긴 생쥐는 폐의 염증 반응이 정상보다 느리고, 반응 기간도 길었다. 또한 당뇨병 생쥐는 염증 사이토카인(신체 방어체계 신호물질)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감염에 반응하는 대식세포와 T세포 수도 적었다.

 

이는 당뇨병 환자가 메르스에 걸렸을 때 증세가 더 심각해지는 건, 인체의 감염 면역 반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임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메릴랜드대 의대의 매슈 프리먼 미생물학·면역학 부교수는 "메르스 감염 증세의 악화에 당뇨병이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당뇨병의 어떤 요인이 이런 면역 반응의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어떤 치료법으로 그런 결과를 역전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게 다음 연구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MSOM 학장이자 대학 의무 부총장인 E.앨버트 리스 석좌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물론 그들을 치료하는 의사에게도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면서 "당뇨병 환자가 심각한 감염병에 걸리면 예후가 더 나쁘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면역 기능에 대한 새로운 통찰은 치료법 개선의 길을 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관점에서 독감이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 당뇨 환자에게 훨씬 심한 타격을 주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도 이번 연구는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