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3만5천피트 기내 와이파이는 여행자에게 약일까 독일까

연합뉴스 | 입력 06/18/2019 11:12:55 | 수정 06/18/2019 11: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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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되는 홍콩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연합뉴스 자료사진]​

 

 

무선 데이터망 확산으로 이제 대부분의 도시인은 24시간 온라인 상태의 모바일 단말기와 함께 생활한다.

 

강제로 데이터 접속을 차단당하는 상황은 극히 드문데, 장거리 이동을 위한 비행기 탑승 시간은 몇 안 되는 '강제 오프라인' 사례였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 사람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청하거나 영화나 음악, 잡지 등 기내 오락 프로그램에 빠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항공사들이 잇따라 기내(機內) 무선 인터넷을 도입하면서, 비행기 탑승객들의 비행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항공편을 운용하는 아메리칸항공은 최근 모든 항공기에 위성 기반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도입 계획을 밝혔다.

 

또 브리티시항공은 이미 퍼스트 클래스 승객 전용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노르웨이항공은 2020년까지 장거리 노선 승객을 위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계 50대 항공사 가운데 기내 인터넷 서비스 도입 계획을 내놓지 않은 곳은 10개사에 불과하다.

 

텔레그래프의 소셜 미디어 콘텐츠 에디터인 그레그 디킨슨은 항공사들이 실로 긴 시간 끝에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온라인 사각'이 줄어들었지만, 과연 이런 변화가 좋기만 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일본 북부 센다이에서 오키나와로 가는 일본 ANA 여객기 내에서의 와이파이 경험담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4G에 가까운 속도의 기내 와이파이에 접속해 이메일을 확인하고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 관련 뉴스를 읽고, 고향에 있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지 않았다."

 

"기사를 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안 비행기가 목적지까지 날아갔다. 창밖을 보기 위해 목 한번 돌리지 않았고, 기내 잡지의 여행 이야기도 읽지 않았으며, 무료 와인도 마시지 않았다. 기내 온라인 경험은 다소 불편했다."

 

그는 기내 와이파이가 여행자들의 비행 경험에서 무언가를 빼앗아가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텔레그래프의 여행 콘텐츠 에디터인 리지 프레이니어는 "100% 공감한다. 나는 종종 죄책감 없이 8시간가량 완전 오프라인 상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장거리 비행기 여행을 기대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모험가 핍 스튜어트는 "와이파이 로그인 유혹을 뿌리치고 영화에 빠져 눈물을 흘려 보라. 깨어났을 때 가장 목 통증이 심한 자세로 몸을 비틀어 보라"고 권하며 "와이파이를 이용하지 않아도 할일은 아주 많다"고 했다.

 

완전히 다른 의견도 있었다.

 

야생 동식물 전문 사진가인 앨런 휴잇은 "나에게 있어 비행은 고통스러울 만큼 따분한 필요악이다. 내 마음을 산란하게 또는 즐겁게 하고, 또 생산적이라면 나는 그걸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리 리처드슨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이용자는 "누가 당신 머리에 총을 겨누고 와이파이를 쓰라고 강요했느냐?"고 반문했다.

 

디킨슨은 "물론 비즈니스 목적의 여행객에게는 기내 와이파이 도입이 환영받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기내 와이파이) 옵션이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