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입자격시험 바칼로레아 시작, 올해의 철학문제는…

연합뉴스 | 입력 06/17/2019 17: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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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자격시험 바칼로레아 첫날인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렌에서 교사들이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 구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싸구려 교육으로 사회가 위험에 처했다'고 적힌 푯말이 눈에 띈다. [로이터=연합뉴스]​


佛 중등교사 일부 파업 속 바칼로레아 시작…74만명 응시해 일주일간 진행
철학시험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인가' 등 출제
교육제도개편 반발해 중등교사 5% 파업 참여…시험은 원활히 진행

 

 

프랑스의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가 17일(현지시간)부터 전국에서 일주일 일정으로 시작됐다.

 

일부 교원노조들이 프랑스 정부의 중등·고등교육 개편 구상에 반발해 시험감독 파업을 선언했지만, 첫 시험인 철학시험 등은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다.

 

첫날 서술형 주관식 철학 시험문제로는 인문(L)·사회경제(ES)·자연과학(S)의 응시부문별로 ▲시간을 피하는 것이 가능한가 ▲예술작품을 설명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문화적 다양성이 인류의 동질성을 방해하는가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인가 ▲윤리는 정치의 최선인가 등이 출제됐다.

 

지문을 읽고 그 뜻을 논하는 문제에는 헤겔의 '법철학', 프로이트의 '환상의 미래' 등에서 발췌된 글이 출제됐다.

 

전통적으로 바칼로레아의 철학시험은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다.

 

매년 그렇듯이 올해도 일간지 르 몽드, 르 피가로, 공영 프랑스 텔레비지옹 등 주요 매체들이 네 시간가량 진행되는 첫날 철학시험에 어떤 문제가 출제됐는지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바칼로레아에는 총 74만3천600여 명이 응시했으며 최연소 응시자는 11세, 최고령 응시생은 77세로 나타났다.

 

앞서 일부 교원노조들이 프랑스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 구상에 반대해 시험감독 파업을 선언,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프랑스 교육부는 첫날 시험은 문제없이 원활히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프랑스 교육부가 파악한 중등교사의 파업 참여율은 5.4%로, 교육부는 시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전국 4천635개 시험센터장에게 필요하면 보조 인력을 급파하겠다는 공지를 사전에 발송했다.

 

교원노조들은 정부의 중등·고등교육 개편에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집권 이후 대학교육을 시대변화에 맞게 바꾼다면서 바칼로레아의 개편과 더불어 대학의 자체 학생선발권을 확대하는 등 교육시스템에 경쟁요소를 일부 도입하는 내용의 재편을 추진 중이다.

 

이런 정부의 구상에 대해 교원노조와 학생단체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전통적인 평등교육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이 작지 않다.

 

2021년 예정된 바칼로레아 개편은 응시 필수 과목 수를 대폭 줄이고, 기존의 최종시험의 점수만 기재하는 방식에서 고교 최종 2년간의 모든 시험점수와 결과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이 방안대로라면 1995년 이래 변화가 거의 없었던 바칼로레아의 모습이 급격히 바뀌게 되는 셈이다.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황제로 재위한 제1 제정 때인 1808년 시작돼 2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시험으로, 깊은 사고력과 문장력을 요구하는 주관식 서술형 문제로 유명하며 만점의 절반을 넘기면 통과하는 절대평가방식이다.

 

프랑스에서는 이 바칼로레아에 합격한 고교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국립대에 진학해 등록금 부담 없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으며, 바칼로레아의 합격률은 80%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