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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경장벽 건설 위해 주한미군 시설 예산도 전용 검토

문지혜 기자 입력 03.19.2019 01:54 PM 수정 03.19.2019 04:40 PM 조회 2,37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예산 전용을 검토 중인 국방 분야 건설사업 가운데 경기 성남의 탱고 지휘통제소와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AP·로이터 통신과 CNN은 연방 국방부가 의회에 이런 내용을 담은 21쪽 분량의 국방 분야 건설사업 목록을 보냈다고 오늘(1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최종 승인한 내년도 예산안에 자신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일부만 반영하자 지난달(2월) 멕시코 접경지역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행정부는 의회 동의 없이 총 66억달러의 예산을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수 있다.

전용 검토 대상으로 제출된 목록에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될 총 129억달러 규모의 사업 수백 개가 담겼다.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이 중 36억달러를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계획이다.

이 목록에 한국에서는 성남의 탱고 지휘소의 지휘통제 시설과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드론) 격납고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탱고 지휘소는 한미연합사령부의 군용 벙커로, 전술 핵무기 공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존재 자체가 비밀에 부쳐져 있었지만,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연방 국무장관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목록은 아직 검토 대상일 뿐으로, 예산 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주류 언론에 따르면 이번에 제출된 목록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직 자금이 지원되지 않은 국방 건설사업이 모두 포함됐다.

예산 계획에 의해 금액이 배정됐지만 지난해 12월 31일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프로젝트 예산들이 해당한다.

이미 계약이 완료된 군 건설사업은 해당하지 않으며 군 주택이나 막사 사업 등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 목록에는 탱고 지휘소의 경우 2019 회계연도 예산이 천750만 달러, 군산 공군기지 격납고의 경우 2018 회계연도 예산이 5천300만 달러로 돼있다.

의회는 앞으로 이를 검토하고, 군용 숙소와 막사, 그리고 이미 자금이 지원된 사업 등 비상사태 선포로 영향을 받지 않을 사업들을 찾아내게 된다.

니타 로위 하원 세출위원장(민주 뉴욕)의 대변인 에반 홀랜더는 "이 리스트는 불충분하며 어떤 사업이 이미 승인받았는지만 알려준다"며, "또 다른 지연 전략으로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연방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기 위한 결의안을 상·하원에서 통과시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의석 분포상 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주류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은 잠재적 삭감 위협에 직면한 자국 내 사업을 부각해 거부권 무효화를 위한 세를 결집하려 하고 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은 우리 군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국경과 우리나라를 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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