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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정부, ‘노동자 병가 사용 제한’ 추진 논란

주형석 기자 입력 02.23.2019 02:16 PM 조회 2,911
프랑스 정부가 ‘노동자들 병가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있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노동자들이 과도하게 병가를 사용한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이제는 ‘아프면 집에서 일하게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정부는 법정 휴가를 제외하고도 연평균 2주가 넘는 병가를 가버리는 노동자들 때문에 사회 전반에 부담이 크다며 손을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프랑스 노동자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사실상 자신들을 거짓말쟁이로 보고있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일(수) 프랑스 정부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병가 사용 일수에 따른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 몇 가지를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국민에 공개했다.

그 때 논의된 방안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원격 근무를 의미하는 이른바 ‘텔레트라바이’였다.

원격 근무인 ‘텔레트라바이’는 병가를 낸 사람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내부 보고서를 통해 현행 병가제도에 중간지대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병원에서도 ‘재택근무 요함’과 같은 진단서를 끊어줄 수 있도록 병가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에서는 무분별하게 병가를 사용하는 노동자들이 현실에서 상당히 많다는 지적이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서 나왔다.

실제로 구체적 통계자료에서 병가 관련 문제점이 발견된다.

프랑스 국립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프랑스 민간기업 직원들은 1년 평균 17일에 달하는 병가를 다녀왔다.

올해(2019년)는 18일로 하루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는데 17일의 병가는 법으로 보장된 연간 5주 유급휴가와는 별개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도 병가 제도에 대해서 마치 전 국민이 병가를 또다른 휴가로 여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노동자들의 이같은 병가 사용 행태는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권익을 중요시 여기는 프랑스에서는 병가 3일차까지는 무급 휴가로 처리되지만 4일차부터는 매일 정부 보조금이 나온다.

프랑스 국민건강보험은 근로자 병가 보조금으로 2017년 1년간 총 100억유로, 약 100억달러 가량을 지출했다.

근로자들의 잦은 병가는 기업 차원에서도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텔레트라바이 제도’가 도입되면 장기간 휴직해야 하는 경우에도 재택 근무를 통해 업무의 감을 유지시켜 경력 단절 문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을 하고 싶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 집에서 근무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루 최대 44.34유로, 약 45달러 밖에 되지 않는 프랑스 정부 병가 보조금만으로는 노동자들 생활이 대단히 빠듯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노동계는 정부 발표에 노동자들을 비하한다며 격분하는 분위기다.

프랑스 노동 총동맹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근로자들이 모두 게으른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프랑스 노동 총동맹의 파브리스 앙젤리 대변인은 병가를 낸다는 건 일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임을 의미한다며 정부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너무나도 다양한 종류의 직업이 있는데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의사가 특정 사람의 재택근무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것인가라며 비현실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운동 당시부터 대대적 노동개혁을 통해 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복지와 고용 안정성을 점차 줄여나갈 것을 시사했다.

기존 노동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모조리 차지하고 있어 신규 취업자들의 진입이 크게 제한되고 있어 이러한 고용시장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올해(2019년) 2월 기준 프랑스의 실업률은 8.8%로 미국 실업률 3.8%, 한국 4.0% 등에 비해 2배 이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무려 18.8%로 집계돼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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