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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실과 무관"…국제사회 "철저 규명" 촉구

박현경 기자 입력 10.22.2018 04:53 AM 조회 1,954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고 왕실이 직접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가들이 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터키 정부가 조만간 독자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과 반발은 오히려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사우디의 '절대 실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배후설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후폭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어제(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빈 살만 왕세자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했다고 오늘(22일) 보도했다.

국왕과 왕세자가 카슈끄지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한 것은 사우디 왕실이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정부 발표의 연장 선상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미 정치권 대부분과 국제사회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내용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에 뜻을 같이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건이 모든 측면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미 여야 상원의원들은 사건 배후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정면으로 지목하고 나섰고, 이 중 일부는 왕세자 교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면 이미 선을 넘은 것"이라며 "처벌과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왕세자가 연루됐으며, 그것을 지휘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은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 나와 "모든 곳에 왕세자의 지문이 있다"고 했다.

일부 의원들은 앞으로 왕세자의 사우디 왕위 계승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국은 어제 공동성명을 내고 카슈끄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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