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충돌 뒤 CO2로 기온 5도 올라 10만년 지속

연합뉴스 | 입력 05/25/2018 10:14:50 | 수정 05/25/2018 10: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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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500만년 전 소행성이 충돌한 유카탄반도 '칙술루브 충돌구' 내 해변

 


"산업혁명 이후 배출된 CO2도 마찬가지"
 

지구의 공룡시대를 마감한 백악기 말기의 소행성 충돌은 이산화탄소(CO2)를 대량 방출해 지구 기온을 약 10만년 간 5도가량 상승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누적된 CO2 배출로 지구 온난화 위협이 점점 더 커지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뉴욕주립대(SUNY) 지질학자 페이지 퀸톤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 전후의 물고기 화석에 대한 산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약 6천500만년 전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직경 180㎞, 깊이 20㎞의 '칙술루브 충돌구(Chicxulub Crater)'를 만든 소행성의 충돌로 공룡을 비롯한 상당수 동식물이 멸종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충돌 당시 엄청난 열로 암석이 증발하고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재와 검댕이 햇빛을 가려 수개월에서 수십 년간 지구 전체에 겨울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늘이 맑아진 뒤에는 대형 화재와 광물에서 나온 CO2로 기온 상승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지질기록을 분석하기가 어려워 기온변화에 관한 실증적 수치는 제시되지 못해왔다.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 전후의 암석층이 잘 보존돼 있는 튀니지의 엘 케프에서 암석을 채취한 뒤 모래알 크기의 작은 물고기 화석 조각들을 일일이 찾아내 지질시대의 온도계 역할을 하는 산소 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했다. 우선 소행성 충돌 당시 형성된 1㎝가 채 안 되는 붉은색 지층을 찾아낸 뒤 그 아래, 위로 1m 안팎의 암석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지구기온은 소행성 충돌 전까지 상당기간 안정세를 보이다가 충돌 뒤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5도가량 높아진 온도가 약 10만 년간 유지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주리대 고생물학자 켄 맥레오드는 미국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지질학적으로 볼 때 소행성 충돌로 짧은 기간 대기로 뿜어진 CO2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화석연료를 때면서 배출한 것과 비교해볼만하다고 했다. 그는 "그 짧은 기간 내뿜어진 (CO2의) 결과가 10만년 지속됐다"면서 "이는 우리가 1850년 수준으로 CO2 배출량을 줄인다 해도 이미 대기로 배출한 것이 지구 시스템을 통해 정화되는데 10만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