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온 김기덕 "영화가 폭력적이라고 제 삶이 그러진 않아"

연합뉴스 | 입력 02/18/2018 09: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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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서 '여배우 폭행' 질문 집중
"4년전 일 고소사건돼 유감"…"이번 작품 블록버스터로 만들고 싶었다"

 

 

 

김기덕 감독은 17일(현지시간) "저 역시 한 인간으로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제 삶은 그러하고 싶지 않다"면서 "영화와 비교해 제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초청된 김 감독은 이날 베를린 영화제 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배우 폭행' 사건에 대한 질문이 쇄도하자 "이 모든 질문이 고맙고, 애정이 있다고 느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여배우의 뺨을 때리고 사전 협의 없이 남성 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고소당했고, 최근 법원은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김 감독은 당시 사건에 대해 "많은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 연기지도 리허설 과정에서 발생했고, 당시 스태프가 그런 상황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었다"면서 "연기지도 과정에 대해 그분과 해석이 달라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 억울하지만 승복한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시스템과 연출 태도를 바꿨고, 많이 반성했다. 4년 전 일이 이렇게 고소 사건으로 된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를 만들 때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첫째는 안전으로 그 누구에게도 상처와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두번 째는 존중으로, 영화가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배우나 말단 스태프를 인격을 모독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태도로 영화를 만들어 왔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진 것이 유감"이라며 "이번 일이 영화계 전반과 연계되는 것은 원하지 않고, 개인적 사건으로 이해 및 반성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과 관련해 "작품 속의 조폭이 상징하는 것은 군인이다. 전쟁을 영화에서 압축하고 싶었다"면서 "인류는 어떻게 시작해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영화만은 2천억 원 정도의 대자본을 갖고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이번 영화를 만들고 싶었자"면서 "블록버스터로 인류 역사의 많은 사건을 응축시켜 성경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저희 회사 자본 2억 원으로 아주 힘들고 고통스럽게 만들었지만, 제가 넣고 싶은 메시지는 다 넣었다"면서 "영화가 만들어진 것만으로도, 이 배우들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배우 이성재와 후지이 미나가 함께했다.

 

김 감독은 잔인함과 근친상간 등을 영화에 담아온 데 대해 "등장인물은 잔인하고 끔찍한데, 인간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질문에 "가장 지혜롭고 가장 선하고 가장 강한 분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라며 "그분을 통해 한국의 역사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한이 열강에 둘러싸여 있지만,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도, 초대해준 영화제 위원장 등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최근 여러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화두가 된 가운데, 김 감독의 초청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