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영화대전 막 올랐다…선택 기다리는 대작 4편

연합뉴스 | 입력 12/13/2017 10:11:50 | 수정 12/13/2017 10: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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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뉴 제공]

내일 '강철비' '스타워즈' 개봉…'신과함께' '1987' 대기중

 

올 겨울 극장가는 여느 해보다 뜨겁다. 블록버스터급 영화 4편이 출격 채비를 마쳤다. 14일 '강철비'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시작으로 20일 '신과함께: 죄와 벌', 27일 '1987'이 차례로 관객을 찾는다.

 

'스타워즈'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영화 3편 모두 100억원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손익분기점이 관객수500만 명을 오르내리는 대작들이다. 어느 작품을 먼저 볼까. 관람 포인트를 살펴봤다.

 

◇ 현실이냐 판타지냐

 

영화 4편은 현실을 얼마나 반영했는지에 따라 반반으로 갈린다. '강철비'의 공간은 한반도, 시간적 배경은 북한에 쿠데타가 일어나는 때부터다. 근미래라고는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둔 남한 정권교체기여서 장미대선이 없었다면 지금 이맘때라고 해도 무방하다. 개성공단과 남북출입사무소라는 남북분단의 상징적 공간, 북한 정찰총국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한반도를 둘러싼 첩보기관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영화는 장면장면마다 극단적 설정의 가상 뉴스를 연상시킨다. 몇 년째 이어지는 북핵위기는 영화를 더욱 현실과 겹쳐보게 한다.


 

'1987'[CJ엔터테인먼트 제공]

 

 

'1987'은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1987년 1월부터 6·10항쟁이 벌어진 같은해 6월까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영동 대공분실, 명동과 서울시청 광장의 시위현장 등지가 주무대다.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원로인 함세웅 신부 등 역사 속 인물들이 수두룩하게 실명으로 등장한다. 한 세대가 지났지만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인 만큼 중장년층 관객의 기억에 또렷할 수밖에 없다.

 

다른 두 편은 시공간과 이야기의 내용 모두 현실에서 멀리 벗어난다. '오래 전 머나먼 은하계에서'(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는 자막으로 시작하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공간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밀레니엄 팔콘호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행성들을 오간다. '신과함께' 역시 마찬가지. 불·물·철·얼음 등 자연의 물성을 차용한 7가지 지옥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초자연적이다. 폭력을 가한 자를 심판하는 지옥엔 무중력 공간이 펼쳐진다. 망자를 변론하는 저승 삼차사의 대장 강림은 이승과 저승을 자유로이 오간다.


 

'신과함께:죄와 벌'[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우성·곽도원 '브로맨스' vs 하정우와 하정우

 

한국영화 출연진은 화려하다. '강철비'는 1973년생 동갑내기 정우성과 곽도원의 '브로맨스'를 내세운 버디무비. 각자 남북한 정권의 결정적 임무를 맡은 두 '철우'가 전쟁을 막겠다는 같은 목적 아래 의기투합하는 과정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한 수갑을 차고 나란히 앉아 국수를 먹는 장면, 지드래곤과 아재개그로 통하는 장면은 전체 서사의 흐름에서 다소 벗어나 있지만 어느 액션 신보다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신과함께'와 '1987'은 모두 하정우가 주연으로 나온다. 둘 중 '신과함께'가 진정한 하정우의 영화다. 원작 웹툰의 진기한 변호사와 저승 삼차사의 리더를 합친 캐릭터라 임무가 막중하다. 서울지검 공안부장 최검사 역을 맡은 '1987'에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취재하는 윤기자에게 극 중반 바통을 넘기고 뒤로 물러난다.

 

'스타워즈'의 배우들은 국내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다. 전편을 보지 않았다면 시리즈의 새로운 삼각편대 데이지 리들리(레이 역), 오스카 아이삭(포 다메론), 존 보예가(핀) 모두 낯설 수 있다.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한 솔로는 전편에서 세상을 떠났다. 내년에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를 기다려야 한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겨울 극장가 최종승자는

 

성탄절과 겨울방학을 시작으로 길게는 설 연휴까지 이어지는 겨울 극장가엔 가족관객이 많이 드는 편이다. 세대를 떠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 메시지를 판타지로 풀어낸 '신과함께' 정도가 가족단위 관객이 우선 선택할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영화는 소재와 장르가 다양한 만큼 주요 타깃으로 삼는 성별·연령대가 각각 다르다. 관객 각자 먼저 관람할 영화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좀 더 폭넓은 관객층을 끌어들이는 영화가 최종승자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일반 관객이 설 연휴까지 평균 두 편을 관람한다고 가정하면 두 번째 영화로 많이 선택받는 작품이 성공할 것"이라며 "올해 전반적으로 20대 관객이 고른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0대의 선택이 변수"라고 말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비롯한 외화들의 성적이 판도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관측도 있다. 재작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327만 관객을 동원하며 비교적 선전했지만, 전세계적 열기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불모지'에 가깝다.


 

'위대한 쇼맨'[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이번 에피소드에선 처음으로 주요 인물의 캐릭터와 가족관계 등 간략한 설명이 자막으로 나온다. 시리즈 전체 서사에 익숙하지 못한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배급사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한 몇 개 나라에만 자막이 제공된다"며 "고정팬들은 예전처럼 열광하고 전체적 분위기는 '깨어난 포스' 때보다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개봉을 하루 앞둔 13일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실시간 예매율은 '강철비'를 밀어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20일 개봉하는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도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2012년 12월 개봉한 '레미제라블'이 관객수 592만 명을 기록했고 2014년 1월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1천만명을 넘었다. '위대한 쇼맨'이 지난해 '라라랜드'(355만명)까지 계속된 겨울철 뮤지컬 영화의 인기를 이어갈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