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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공격’ 美대사관 맹견 '면책 특권' 논란

주형석 기자 입력 11.18.2017 01:57 PM 조회 2,669
호주 미국 대사관 사저의 개가 현지 주민을 물어 상처를 입혔지만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아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주재 미국대사관 소유 주택에 사는 맹견이 4살 소녀 등을 상대로 수차례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면책 특권'의 보호를 받고 있어 피해 주민이 분통을 터트렸다.

호주 지방당국은 뾰족한 수가 없다고 손을 놓고 있고 중앙정부는 묵묵부답인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

미국대사관 측은 개의 공격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수도 캔버라에 사는 여성 리비아 아우어는 지난달(10월) 25일 자신의 집 앞 거리에서 주인도 없이 돌아다니는 독일 셰퍼드 2마리를 발견했다.

평소 개를 좋아하는 아우어는 혹시라도 개가 차에 치일까 봐 이들 셰퍼드를 도로 밖으로 나오도록 부른 순간 한 마리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양쪽 다리와 엉덩이를 물린 아우어는 상처가 심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출근도 못 했다.

아우어를 공격한 개는 인근 미국대사관 소유 주택에 살고 있으며, 이곳에는 외교관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에 따라 마음대로 시설 안에 들어갈 수도 없어 제대로된 조사 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캔버라를 관할하는 수도준주(ACT) 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 여성인 아우어는 면책 특권 때문에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어는 자신이 지금까지 개들을 좋아했지만, 이번 일은 너무 무섭고 커다란 맹견이 집주변을 어슬렁거린다는 사실에 딸아이 안전도 걱정된다며 美 대사관 측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런데 2마리의 독일 셰퍼드 중 한 마리는 아우어를 공격하기 1시간 전에 집 앞마당에서 놀고 있던 4살 여자아이와 아이 엄마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자아이는 등 쪽에 할퀸 상처가 났고, 엄마는 다리를 물려 멍도 들었다.

아이 엄마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2마리 중 한 마리가 다가와 내 딸을 공격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것은 마치 영화와 같았다고 놀랐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밖에 독일 셰퍼드 2마리 중 한 마리는 지난해(2016년) 9월에 다른 개 한 마리에게 피부가 찢어질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힌 적도 있었다.

당시 공격을 받은 개 주인이 美 대사관 쪽에 편지를 써 우려를 표시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다.

당시 호주 지방당국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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