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산불 최악으로 번진 것은 ‘야생지 도시화’도 한 몫

라디오코리아 | 입력 10/12/2017 16: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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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밤 시작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를 초토화하고 있는 산불은

현재 사망자 수가 최소 29명으로 늘어나면서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다.

불길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고 수천 명의 소방관들이

21개의 대형 산불들과 싸우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수 역시 400명이 넘기 때문에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사망자 수 집계만으로도

캘리포니아주 역대 최악의 화재였던

1933년 LA 그리피스 파크 화재 사망자 수와 같다.

또 3천500여 채의 주택과 상가가 소실되고 사흘째

일대 주민 2만여 명이 의무 대피 명령을 받고

대피소에 머무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공식 명칭이 '텁스'로 명명된 이번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 산불이

순식간에 이처럼 엄청난 피해를 낸 것은 강풍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8일 밤 9시 43분께 와이너리로 유명한 나파밸리의 작은 도시 칼리스토가

인근에서 시작된 산불은 시속 60마일의 강한 바람을 타고

불과 세 시간 만에 소노마 카운티의 중심도시인

인구 17만5천 명의 샌터로사시에 다다랐다.

한밤중에 거센 화마의 공격을 받은 샌터로사 주민들은

주위를 챙길 겨를 없이 자동차를 타고 피해야 했다.

이번 산불의 확산은 강풍이 가장 큰 원인 제공자이긴 하지만,

야생 산림 지대를 도시화함으로써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화재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산타로사의 파운틴 그로브 지역은

20년 전 산속에 개발된 이른바 신흥 전원주택 단지다.

뉴욕타임스(NYT)는 "야생 초지에 주택단지가 들어서면

멋스러운 현대적 도시를 만들 수 있지만,

산불에는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소각된 주택 중 상당수는 미개발 야생지대와

가깝거나 혼합된 야생-도시 접목지점에 있었다"고 말했다.

서부의 고급 주택들은 대개 산 중턱에 들어선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대개 띄엄띄엄 지어져 있어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산타로사의 파운틴 그로브 지역 주택단지는

집들이 비교적 촘촘히 붙어 있고 상업시설까지 들어서 있어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또 6년간의 가뭄 끝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홍수가 날 정도로 큰비가 오면서

야생지의 초목이 울창하게 번진 것도 산불 확산에 일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큰비가 온 뒤 여름으로 들어서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고

지난겨울 비로 생긴 수많은 식물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매우 건조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습도가 한 자릿수로 접어들면서 조건은 더욱 악화했다.

 


김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