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와이판 그렌펠 타워 화재…주민들 "화재 경보 안들렸다"

연합뉴스 | 입력 07/17/2017 08: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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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층 아파트 불로 3명 사망 …"소방관 보고 불 난 사실 알아"

 

 

 

지난 14일(현지시간)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고층 아파트 화재 때 화재 경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이 화재는 지난달 8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예고된 인재' 였던 영국 런던 공공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와 양상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시 호놀룰루 마르코폴로 레지던스 아파트에 불길이 번질 때 일부 주민은 창문을 열어 소방관들이 아파트로 달려오는 것을 보기 전까지 불이 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복도에 화재 경보기가 있지만 불이 시작했을 때 경보음이 잘 들리지 않았으며, 화재 사실을 알려주는 아파트 측의 공지도 없었다고 여러 주민이 AP에 전했다.

주민 코리 라로 씨는 "큰 소리가 들려서 밖을 내다봤는데 거리에 무슨 일이 일어나 그곳에서 나는 소리인 줄 알았다"며 "뛰어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복도로 나갔고 그제야 화재 경보가 울린 걸 알았다"고 말했다.

 

라로 씨는 그때 들린 소리가 "보통의 화재 경보 소리 같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에 12년간 거주한 고든 기후네 씨도 불이 났을 때 경보를 듣지 못했으며, 그동안 아파트 건물에서 소화기나 소방 호스를 본 기억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소방차가 와서 멈추는 것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고 알아챘고, 창밖으로 머리를 내미니 경보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파트 30층에 사는 앤절라 킴 씨는 초기 화재 경보를 완전히 놓쳤다며 "소리가 너무 부드러워서 깨지 않고 잠을 잤다"고 말했다.

 

화재로 숨진 브릿 렐러 씨는 불이 났을 때 샤워를 하고 있었고 연기가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아파트가 불길에 휩싸인 사실을 몰랐다고 당시 렐러 씨와 통화하던 그의 형이 호놀룰루 지역 신문에 전했다.

 

그는 85세 어머니를 구하려고 서둘러 나왔으나 어머니를 찾지 못했고 연기를 피하려고 침대 밑으로 피했다고 한다. 렐러 씨 모자는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36층짜리 아파트 26층에서 시작해 다른 층으로 번졌다. 희생자 3명은 모두 26층에서 발견됐다.

 

568가구가 입주한 마르코폴로 레지던스는 고층 건물 스프링설치가 의무화하기 전인 1971년에 지어져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았다. 런던 그렌펠 타워에도 스프링클러가 없어 화재 피해를 키웠다.

 

커크 콜드웰 호놀룰루 시장은 오래된 건물에도 스프링클러를 새로 설치하게 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