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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주민 60% "25년전 폭동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

김혜정 입력 04.26.2017 10:18 AM 수정 04.26.2017 10:32 AM 조회 5,607
1992년 한인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안긴 '4·29 LA 폭동'이 사건 발발 25주년을 맞아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고 있지만, LA 주민들은 여전히 인종 갈등의 재연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로욜라 매리마운트 대학 연구팀이 1992년 LA 폭동 발생 이후 5년마다 LA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향후 5년 내 또다른 폭동의 발생 가능성'을 묻는 말에 대해 올해 조사에서의 '그렇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설문에서 LA 주민 10명 가운데 거의 6명이 또다른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1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연구팀은 "폭동이 일어나고 처음 조사를 벌인 1997년 이후로는 폭동의 재연 가능성을 답한 응답률이 매번 떨어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인종 갈등의 불안정성을 걱정한 답변이 많았다.

18∼29세 응답자의 약 70%가 인종 갈등으로 인한 또다른 폭동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45세 이상 응답자는 같은 질문에 대해 50%만 '그렇다'고 답했다.

또 실업 상태이거나 시간제 근로자, 흑인·라티노 주민들이 폭동 재발 가능성을 높게 관측했다. 백인·아시아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일어난 백인 경관의 흑인 총격 사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인식의 확산, 양극화 하는 경제적 갈등이 이런 답변을 유도한 것 같다면서 LA의 경우 여전히 일자리 등 경제적 문제 때문에 인종적 분노에 불을 붙일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 대학의 페르난도 게레라 정치학 교수는 경제적 불평등이 지속해서 증가하면 궁극적으로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인종들끼리 늘 잘 지내려 노력하지만 경제적 긴장은 정치·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LA 주민의 실업률은 1992년 폭동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물가상승률도 낮아졌지만, 빈곤율은 여전히 22%로 높은 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LA에서 서로 다른 인종·민족끼리 잘 지낼 수 있을지'를 묻는 설문에도 '그렇다'는 응답률이 백인(81%)과 아시아 출신(79%)의 경우 높은 편이었지만 흑인(73%)과 라티노(72%)의 긍정적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4·29 LA 폭동 당시 LA 도심에 있던 한인 상점 2천300여 곳이 약탈 또는 방화 피해를 봤다.

5월 3일까지 이어진 폭동으로 사망자 53명, 부상자 4천여 명의 인명 피해와 물적 피해 7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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