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요즘 취업하기 어렵다 어렵다하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공부하러 온 한국인 이공계 박사들 가운데 무려 65%가 한국으로의 유턴은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신체노화 억제에 관한 연구로 UCLA에서 1년 전 박사 학위를 받은 34살 황 모씨는 최근 미국 잔류를  결심했습니다.

어렵게 취직한 연구소에서 제시한 영주권이나 보험 등 조건도 좋았지만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국 내 연구직을 알아보다 느낀 실망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녹취)

삼성장학금, 국비유학생 등 화려한 스펙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딴 올해 40살의 김씨도 최근 귀국을 포기했습니다.

서울 시내 교수 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였고 그마저도 뒷구멍으로 기부금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학재단(NSF) 조사결과 지난 2010~2013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인 이공계 전공자 4,683명 가운데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비율이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미국 체류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는 65.1%에 달했습니다.

한국내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도 심화되면서 지난 10년사이 한국을 떠난 박사학위자 비율은 1.7배나 늘었습니다

우수한 두뇌들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되는 이유로는 교수 채용과정에서 학교 순혈주의가 여전하고 연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근무여건이 지목됐습니다.

미국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 조교수로 임명되면 적게는 8만~9만달러를 초임 연봉으로 받을 수 있지만   한국 국립대 교수의 경우  1년 차 연봉은 약 4000만원 수준입니다.

인력 유치에 적극적인 미국은 이런 상황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녹취)

보통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30대 중·후반의 한국인들이 모아둔 돈도 없는 상황에서 감당해야하는 살인적인 자녀 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제안들을 내놓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런 식으로 자국의 기술과 학문연구에 해외 우수 인재들을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고
중국은 해외 두뇌를 영입하는 천인계획을 최근 만인계획으로 확대했습니다.

계속되는 두뇌 유출에 한국만 무대책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