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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랑 사는 젊은이 32%…처음으로 결혼,동거자 앞서

김혜정 입력 05.24.2016 09:55 AM 수정 05.24.2016 10:00 AM 조회 3,796
미국 가정에서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의 비율이 결혼 또는 동거로 새 가정을 꾸린 젊은이의 비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여론조사연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세대)로 통칭하는 18∼34살 연령층 가운데 32.1%가 부모의 집에서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결혼 또는 동거로 부모의 집에서 독립해 사는 같은 연령대 젊은이(31.6%)보다 많았다.

주류 언론들은 1880년부터 18∼34살 연령대의 혼인 여부를 따진 결과 136년 만에 최초로 부모와 같이 산다는 답이 배우자와 함께 산다는 답보다 높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는 1940년대 35% 이래  7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센터의 보고서를 보면, 1880년대, 1940년대엔 배우자와 함께 사는 젊은이의 비율이 40%를 넘어 부모와 같이 사는 이들을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1960년대엔 부모에게서 떨어져 새 가정을 꾸린 독립 생활자와 부모에 의지한 젊은이의 비율이 42%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비율이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겪은 뒤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부모에게 기대려는 경향은 남성(35%)이 여성(29%)보다 높았고, 인종별로는 흑인과 히스패닉(이상 36%)이 백인(30%)보다 많았다.

교육 수준에 따른 격차도 상당했다.

대학 학사학위 소유자의 19%가 부모와 사는 것에 비춰볼 때 고교 졸업장만 소유한 이들의 39% 가까이가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았다.

AP 통신은 이런 경향이 지배적인 이유로 경제 상황을 들었다.

이미 웬만한 물건이 갖춰진, 그리고 비용을 부모가 대는 집에 살면 따로 가구나 생활필수품 등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교적 금융위기 직전인 2000년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가 23%에 불과했으나 결혼 또는 동거한 이들이 43%에 육박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경기가 회복 중이나 젊은이들의 실업률과 실질 임금 하락이 독립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견해도 있다.

18∼34세 젊은층의 고용률은 결혼해 가정을 꾸린 비율이 가장 높은 1960년대와 비교하면 13% 포인트나 하락한 71%에 그쳤다.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실질 임금은 34%나 쪼그라들었다고 이번 보고서의 선임 연구자이자 퓨리서치 센터의 수석 경제전문가인 리처드 프라이가 지적했다.

가라앉을 줄 모르는 아파트 임대료와 대학 진학에 따른 학비로 생긴 빚 등도 독립을 꿈꾸지 못하는 원인이다.

UC 버클리)주택 혁신센터의 연구원인 제드 콜코는 치솟는 주택 임대료 탓에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의 비율이 올해 1분기와 2년 전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8월 현재 미국 전체 임대료 중앙값은 해마다 6%씩 증가했다. 상승 속도는 이후 줄어들었지만, 샌프란시스코와 덴버, 오리건 주 포틀랜드 등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에선 지난해 임대료가 무려 두 자릿수 이상 뛰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젊은이들의 결혼 연령도 29.2살(남성), 27.1살(여성)로 늦춰졌다. 1956년 각각 22.5살, 20.1살이였던 것에 비춰보면 7년가량 지연된 것이다.

프라이는 "밀레니얼 세대는 배우자, 동반자들과 새 가정을 꾸리는 것보다 학업과 직장에서의 성취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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