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어린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친구들은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돌아보고 어린이의 얼굴을 보며 손을 흔들어 답했다.
그러나 얼굴과 목소리는 약 1.2m 높이로 장착된 '아이패드'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이 '아이패드'는 두 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의 머리 부분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뉴욕에서 방사선 암치료를 받고자 입원해 있으면서 원격통신 로봇을 이용해 메릴랜드 주에 있는 학교의 수업을 받는 페이턴 월턴(10) 양의 사례를 소개했다.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청에 따르면 월턴 양은 이달 초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에 입원해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학교에서 병원까지의 거리는 약 400㎞였기 때문이다.
월턴 양의 어머니 린 슈에이버 씨는 수소문 끝에 주로 기업의 원격업무용으로 쓰이던 이 로봇을 알아낸 뒤 학교와 교육청에 편지를 보내고 면담을 신청해 로봇 사용을 부탁했고, 교육청은 '시범 사업'으로 로봇 사용을 승인했다.
병상에서 월턴 양은 로봇을 조종해 한 교실에서 다른 교실로 이동시키고서 수업을 듣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이 로봇에는 '페이턴의 놀라운 가상 자아'(PAVS)라는 별명도 붙었다.
로봇을 사용하는 데는 약 3천 달러의 비용이 들었지만, 월턴 양의 친구들도 비용의 일부를 함께 부담했다.
월턴 양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학교에 있는 것처럼 좋아하는 수학과 과학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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