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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때문? 대화거부?… 롯데부자 5분 회동 이유가

안성일 입력 08.03.2015 04:53 AM 조회 375
롯데가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일본에서 입국해 아버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전격 회동을 가졌다.

한국을 떠난 지 9일 만에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신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을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고개 숙여 인사한 후 바로 공항을 떠나 신 총괄회장이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직행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이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신 총괄회장에게 인사하자, 신 총괄회장이 '어허'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화해한 것 같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에 견주어 대화시간이 5분으로 너무 짧아 의문시된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서인 지 더이상 대화를 할 상황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둘 사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공항에서 신 회장은 경직된 채 약간 어눌한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롯데그룹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을 의식한 듯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 "롯데는 한국기업이다.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답했으며 지분 관계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던 신 전 부회장도 일정을 미뤄 신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아버지와 형을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형인 신 전 부회장이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동생을 용서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한편 신 회장의 입국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개최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이 요구하는 이사진 교체 안건 상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일본 상법상 비상장사는 이사회만 주총 소집과 안건을 발의할 수 있으며 명예회장 추대는 주주 50%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하지만 이사진 교체는 67%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를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회 멤버 7명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입장을 대변해 주총 소집과 이사진 교체안을 제안할 이사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두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씨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게미쓰씨는 지난 주말 형제를 잇따라 만난 데다 롯데홀딩스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광윤사 지분을 상당 부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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