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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 몰락 직격탄…대기업 실직자 크게 늘었다

안성일 입력 07.28.2015 04:52 AM 조회 455
세계경기 침체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 상황이 악화하면서 제조 부문 대기업 실직자가 크게 늘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호텔, 병원 등도 타격을 입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구직급여 신규 신청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52만8천6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천561명(0.7%)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14.2%)이 크게 늘었으나, 30대(-4.5%), 20대 이하(-3.9%) 등 나머지는 감소했다. 노인층 신청자 증가는 2013년 6월부터 65세 이상 실업급여 적용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수급 기간별로 보면 180일 이상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이 6.2% 늘었으나, 최소기간인 90일 동안 받는 사람은 7.2% 감소했다.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은 90, 120, 150, 180, 210, 240일 등 6개 구간으로 나뉜다. 실직자가 직장을 다녔던 기간이 길고 나이가 많을수록 구직급여를 더 오래 받는다.

180일 이상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것은 직장을 오래 다닌 장기 근속자의 실직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신청횟수를 보면 최근 5년 내 최초 신청자(1.7%)보다 5회 이상 신청자(10.3%)가 훨씬 많이 늘었다. 이는 취업과 실직을 반복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반복 실직자'가 늘었음을 뜻한다.

산업별 신규 신청자 증가율은 숙박음식업(12.0%), 제조업(10.7%), 보건업(7.7%) 순이었다.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호텔, 음식점, 병원 등의 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제조업이 9천338명으로 가장 많고, 보건업(4천690명), 숙박음식업(2천31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을 사업장 규모로 나눠보면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의 신청자가 45.8% 급증했다. 신청자 수도 4천955명에 달해, 제조업 전체 신규 신청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도 울산 지역의 신규 신청자가 1천146명 증가해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울산은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제조업 대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를 종합하면 '차이나 리스크'로 불리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세계경제의 위축,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에 주력하는 제조업 대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으며 실직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출판영상통신업(-7천540명), 교육서비스업(-4천988명), 건설업(-3천337명), 금융보험업(-3천83명) 등은 구직급여 신청자가 크게 줄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금융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영향으로 추정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상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제조 부문 대기업은 근속기간이 길고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질 좋은 일자리라는 점에서 이 부문의 실직 증가는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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