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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에 '강경모드' 전환 시사

주형석 기자 입력 01.31.2015 07:44 AM 조회 373
신년사를 통해 대화를 강조해온 북한이 남한과 미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31일(보도날짜) 공군과 해군의 합동훈련을 참관하면서 "우리 인민이 목숨보다 귀중히 여기는 삶의 터전인 사회주의 제도를 변화의 방법으로 붕괴시킬 것이라고 짖어대는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용의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2일 유튜브 스타 행크 그린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잔혹하고 폭압적이며 주민을 제대로 먹이는 것조차 할 수 없다"며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정권과 체제에 대한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고 실제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쳐왔다. 2005년 3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미스터 김정일' 발언이 그해 9·19공동성명으로 이어졌지만, 같은 해 11월 '김정일 폭군' 발언은 결국 이듬해 7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10월 1차 핵실험으로 이어졌다. 김 제1위원장은 "우리는 미제가 원하고 택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 작전, 전투에도 대응해줄 수 있으며 상용무력에 의한 전쟁, 핵전쟁을 포함한 그 어떤 전쟁에도 대응할 만단의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호언했다. 특히 이날 훈련은 남한에 들어온 미국의 항공모함을 가상의 적으로 한 상황에서 이뤄져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겨냥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지난 9일 한미합동군사연습과 핵실험의 임시중단 제안이 미국 정부에 의해 퇴짜를 맞은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붕괴 발언이 나온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북미간 접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성김 대표는 지난 30일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도 내가 베이징에 도착할 거라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이것이 북핵문제에 대한 (북미 간) 실질적인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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