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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야구 천재' 미국프로야구로 몰려오나

라디오코리아 입력 12.17.2014 02:23 PM 조회 1,184
미국과 쿠바의 외교정상화 추진 선언은 미국프로야구(MLB)에도 머지않은 장래에 큰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관계 정상화로 양국 간의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쿠바의 '야구 천재'들이 걸림돌 없이 MLB로 쇄도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쿠바는 선수들의 타고난 유연성과 파워를 앞세워 자타공인 아마추어 야구 최강으로 군림해왔다. 

열악한 환경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하는데도 `괴물 선수들'을 끊임없이 배출해 야구 천재들의 양성소로 통한다. 

그러나 쿠바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기량에도 지난 53년간 미국과의 외교 단절 탓에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려고 쿠바 선수들은 고국 탈출 후 다른 나라로의 망명을 주선하는 밀입국 알선업자에게 의지해 그야말로 목숨을 건 여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한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에 도착한 뒤 밀입국 알선 조직의 신체 절단 위협 속에 인질 생활을 했다는 충격적인 뒷얘기가 지난 4월 뒤늦게 알려졌을 정도로 쿠바 선수들은 숱한 고비를 넘어 미국에 왔다.

하지만, 미국과 쿠바의 외교 관계가 복원되면 생명을 담보로 한 쿠바 야구 선수의 미국행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의 외교 정상화 절차를 지켜봐야겠지만 미국 언론은 쿠바 선수의 메이저리그 구단 계약 과정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가능한 가장 큰 변화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쿠바 세미 프로야구협회 간의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규정 신설이다. 

현재 쿠바 출신 선수들은 쿠바를 탈출해 도미니카공화국 등에 망명해 새로운 신분을 얻고 나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참석한 가운데 공개 테스트를 받고 계약하는 자유계약선수 방식이다. 

이러면 메이저리그 구단은 해당 쿠바 선수에게만 계약금과 연봉을 준다.

양국 간에 포스팅시스템이 도입되면 메이저리그 구단은 특급 선수를 데려오고자 입찰 경쟁에 나서고, 독점 협상권을 얻은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구단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현재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스카우트를 보내 풍부한 선수 자원을 관찰하고 나서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기회를 얻는다.

재정난으로 우수 자원의 미국 유출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던 쿠바 구단은 선수를 팔면서 챙기는 이적료로 구단 운영비를 합법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은 야구의 세계화 측면에서도 양국 외교관계의 정상화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했다. 

야구가 미국에서보다 더 열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쿠바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정규리그 경기를 편성해 한 차원 높은 야구를 바라던 쿠바 야구팬들의 관전 욕구를 채울 수 있다.

야구 최강국 결정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좀 더 명실상부한 챔피언전으로 입지를 굳힌다. 

쿠바는 망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간 선수들을 배제한 채 자국 선수들로만 WBC에 나섰으나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자국 출신 선수들의 인적 교류를 받아들이면 빅리그와 자국 선수들을 아우르는 최강의 팀을 구성할 수 있다.

푸이그,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보스턴) 등 빅리그를 주름잡는 거포들을 쿠바 깃발 아래 다시 불러 프로에서도 세계 최강에 도전할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미국 정부의 전격적인 조처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성명을 내고 "정부의 외교 복원 절차를 주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하지만 계속 추적해 쿠바 선수 영입과 관련한 정보를 각 구단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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