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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한 경위 아내 "檢, 남편과 대질시키며 추궁”

조정관 입력 12.15.2014 10:20 AM 조회 11,494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한모(44) 경위의 부인이  “검찰이 나를 검찰청사로 불러 수갑 차고 포승줄에 묶인 남편과 ‘대질’하며  ‘(청와대에서 유출된 문건) 원본이 있는 곳을 대라’고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살한 최모(45) 경위가 사망 1주일 전쯤  한 경위 집 앞에 두 차례 찾아와 한 경위에게 “내가 죽겠다”는 말을 했었다고 전했다.

jTBC는 한 경위가 문건 유출과 관련한 ‘청와대의 회유’가 있었음을 인정했다며  전화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한 경위의 변호인은 보도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한 경위는 jTBC와 그런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한 경위 부인 A씨(43)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지난 9일 남편을 체포하면서 남편과 딸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는데  딸의 휴대전화를 돌려주겠다며 나에게 오라고 했다.  그래서 11일 검찰청에 갔는데 이상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A씨는 “검찰 수사관이 ‘남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문건) 원본을 어디다 뒀냐.  사모님은 알고 계시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어 “‘박관천 경정과 최 경위가 이미 자백했는데 남편 분만 입을 안 열고 있다’고 추궁하기에  ‘나는 맹세코 모른다’고 했는데, 끝내 남편과 나를 대질신문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잠시 후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을 찬 남편이 수사관에 이끌려 나타났다.  수사관이 ‘남편을 설득해라’ ‘원본 있는 곳을 말하라’고 추궁했다”며  “미리 짜인 각본대로 퍼즐 맞추듯 나와 남편을 몰아갔다.  그 자리에서 나오고 싶었지만 남편이 걱정돼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한 경위가 전화번호를 바꾼 채 현재 가족과 떨어져 혼자 서울시내 모처에 있다고 했다. 

한 경위는 21일까지 병가를 낸 상태이며,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병상에서 덜덜 떨며 아무것도 입에 못 댔다고 한다. 

지난 13일 최 경위의 죽음을 듣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14일엔 가족과 함께 서울 명일동의 한 교회에 갔고,  한 경위는 교회 관계자에게 “여기(교회)에 오지 않았다면 나도 (최 경위처럼) 죽었겠죠”라고 말했다. 

A씨는 “최 경위가 우리 집 앞에 찾아와 남편에게 ‘자살하겠다’는 얘기를 했을 때 남 편은 ‘절대 그런 말씀하지 마시라. 떳떳한데 왜 죽냐’고 다독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의 강압수사 관련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경위가 자신이 갖고 있던 열쇠의 용도에 대해 진술을 거부해  A씨를 불러 물어보는 과정에서 A씨가 ‘남편에게 확인해 보겠다’고 해서  검사실에서 한 경위를 만나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한 경위는 포승줄에 묶여 있지 않았으며  두 사람을 대질 조사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jTBC는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지난 8일 한 경위에게 전화해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며  “그가 ‘자백하면 기소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를 최 경위에게 털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이 사실일 경우  “민정수석실에서 누구도 한 경위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힌 청와대 해명은 거짓이 된다. 

국민일보는 한 경위에게 직접 설명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 경위의 변호사는 “변호인으로서 한 경위에게 확인했는데  한 경위는 그런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한 경위를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경위는 그런 사실(회유한 사실)이 없다고 판사에게 말했다”며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을 통해 (문건 유출) 자백을 받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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