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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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결혼]"여자를 보면 불이 붙어야 결혼할 거 아닙니까" 넝쿨 째 굴러온 호박 걷어찬 47세 남자의 착각

글쓴이: sunwoo  |  등록일: 12.26.2017 21:52:08  |  조회수: 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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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이 만남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파크가 좀이라도 튀어야 하는데, 안 그렇네요.

그의 첫 마디에 경기를 일으키며 눈살을 찡그리고 말았다.
딴은 눈이 높으면 그럴 수도 있지, 신중하게 상대를 찾겠다는데,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말을 한 사람이 47세의 노총각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한 여성과 만났는데,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고,
두 번째는 온종일 만나길래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3번째 만남에 이르러서는 잘될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 그가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이었다.


“스파크….”라고 하면서…





스파크…. 노총각들에게서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징그러울 정도다. 대개는 신체 반듯하고, 능력 있는 남성들이 이런 말을 하는데, 그에 비해 이 남성은 지극히 평범했다. 오히려 상대 여성은 그가 쉽게 만나기 어려운 커리어를 갖고 있었다. 나이가 많다는 그 이유로 여성이 많이 양보해서 만나는 건데, 그런 상황에도 남성이 스파크 타령을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감정을 조절하면서 일단은 그 남성을 설득해봤다.

“00님. 아시겠지만, 그분 스펙이 정말 좋습니다. 나이가 40대 초반이고, 본인이 재혼자는 싫다고 하니까 00님에게 기회가 온 것인데, 그거 알고 계십니까?”

“그래도 감정이 일지 않는 걸 어떡합니까? 마음에 불이 붙어야 확 타오를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도 결혼 안 했는데, 인제 와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걸 밀어붙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른 분을 만났으면 하는데요.”

호박이 넝쿨째 굴어온 걸 혼자만 모르고 있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남녀관계에서 싫은 걸 밀어붙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 만남은 접기로 했다. 하지만 속상한 마음은 쉽게 달래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 남성에게 메일을 보냈다.

“아마 00님에게는 두 번 다시 이런 만남이 없을 겁니다. 말씀하시는 스파크라는 건 신기루일 뿐입니다. 00님의 연령대에서는 현실 불가능한 감정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만남을 포기하지 못하시겠다면 몇 가지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자산이 10억 이상 되면 10살 이상 어린 여성과 만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혼 후에도 여성을 전적으로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하며, 결혼생활 내내 여성의 애교와 응석을 받아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 정도 준비가 되면 제게 연락 바랍니다.”

뒤 끝 작렬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너무도 현실을 모르는 노총각들에게는 따끔하게 한마디 해줄 필요가 있다. 그 남성이 말하는 스파크20대의 순수함과 열정이 있는 연령대에나 가능하다. 그런데도 나이 든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 시절만 기억해서 그 감정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노총각들이 이런 사치를 부리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대가 지나면 이런 만남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 지금이야 여성들이 나이가 많으면 조건이 다소 안 맞아도 양보해서 남성을 만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는 여성들 스스로 자의식을 갖고 당당하게 살고 있고, 이런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질 것이다. 그러면 남성들의 호시절도 끝난다. 길어야 10년이다. 5년 이상을 수백번 선을 보다가 결국 40대 후반의 노총각이 된 한 남성의 자조적인 한탄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초반에는 여러 사람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조금만 성에 안 차도 그만두었어요. 중반에는 이 사람도 괜찮고, 저 사람도 괜찮아 보여서 모두 잡고 있어야 할 것 같아 갈팡질팡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막판에 가니 이성을 볼 때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죠. 조금은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이 지금보다 늘어납니다.”
“그게 또 마음대로 안 돼요. 이 점만 갖추면 다른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적당한 사람을 만나자, 생각을 하다가도 그래도 평생 함께할 사람인데 미친 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진퇴양난인 것 같아요.”
물이 들었을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이 있다. 그나마 남성들에게 상황이 유리할 때 기회를 찾아야 한다. 노총각들에게 스파크에 대한 환상을 깨고, 나이 차이가 적게 나는 여성들을 먼저 만나라고 말하고 싶다. 10가지 조건 중 나이 하나 많은 것 외에 다 괜찮다면 만나보는 게 좋다. 20대는 밑도 끝도 없이 달려드는 사랑이 가능하다. 다른 거 안보고 사랑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는 많은 걸 따진다. 그러면서 스파크가 튀어야 하고, 미친 듯이 사랑하는 것까지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스파크가 튀는 사랑을 원하는 노총각들이여, 하루라도 빨리 그 감정의 불똥을 끄면 그만큼 노후가 편해진다는 걸 아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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