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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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진상녀'에게 어울리는 짝은 바로 이런 남자!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5.23.2016 03:34:08  |  조회수: 5892

'천하의 진상녀'에게 어울리는 짝은 바로 이런 남자!

 

   “이런 편지 또 보낸다. 지난 번엔 아무 일 없이 그냥 왔는데, 이번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면 죽을 각오를 해라. 이벤트 때도 맨 너 같은 애들만 불러들이고 뭐가 결혼 상대로 적합한 사람들만 선별한 거냐?.”

 

위선자, 사기꾼··· 온갖 욕설과 저주로 가득한 메일이었다. 그날 나는 평생 들을 욕을 한꺼번에 들은 것 같았다. 그렇게 내 혼을 쏙 빼놓고는 정신적 피해보상 5억을 요구하는 것으로 메일은 끝을 맺었다.

그녀와 한번이라도 얘기를 나눈 매니저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그런 여자는 살다 살다 처음 봤습니다. 어떻게 자기 말만 계속 하는지···”

    “반전도 그런 반전이 없다니까요. 그렇게 예쁜 얼굴에서 어떻게 그런 험한 말이..”

 

그녀는 정말 미인이었다. 누구나 그녀를 처음 보면 마음이 설렐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환상은 깨졌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막말을 하는 것이었다. 소개받은 사람이 마음에 안들면 상대방에게 기분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매니저들에게 가차없이 욕 세례를 퍼부었다.

남성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무슨 그런 여자가 다 있어요? 자기만 마음에 안드나, 입이 걸레 같은 여자···. 정말 재수 없어요.”
    “저를 쳐다보는데, 벌레 씹어먹은 표정이더라고요. 내가 왜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합니까?”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다들 그녀를 피했고, 소개를 꺼렸다. 그녀에게 수차례 경고를 했고, 회원 활동 정지 조치도 있었다.
대개 이런 경우 탈퇴를 시키는데, 그녀에게는 정말 좋은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 어머니한테서 어떻게 저런 딸이 나왔지, 할 정도였다. 딸이 한바탕 난리를 치면 어머니는 회사를 찾아와 머리를 조아렸다.

 

    “여기 아니면 받아줄 곳이 없어요. 저런 성질머리를 누가 만나겠어요? 저를 봐서라도 사람 하나 살린다 치고 봐주세요.”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줘보자 싶어 단체미팅 참가를 권유했다. 많은 남성들을 만나다보면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한명 정도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외였다. 수십명을 만났음에도 누구 하나 그녀를 선택하지 않았다. 얼굴이 예쁘다 보니 거친 말투가 더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분을 못 참은 그녀가 결국 나에게 그 무시무시한 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처음에는 하도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왔고, 솔직히 오기도 없지 않았다. 그러다가 생각해보니 이건 피한다고, 혹은 화만 내서도 안되고, 누군가는 해결을 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조금은 그녀에 대한 연민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그녀에게 문제가 있는 걸 다 아는데, 정작 본인만 모르는 것이다. 그 정도면 병적인 수준이었다.

 

대개 그녀와 같은 부류에는 3가지 스타일의 남성이 어울린다. 성격이 무던해서 무슨 얘기를 해도 그냥 넘어가는 남성, 혹은 성적 취향이 독특해서 그런 얘기를 들으면 흥분하고 좋아하는 남성, 그리고 상대를 압도할만한 더 큰 힘과 에너지를 가진 남성이다. 많은 고민 끝에 그녀에게 소개할 남성을 찾았다. 성격이 급하고 다소 강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남녀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다. 이 사람과는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다른 상대를 만나면 180도 다른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이 남성과 진상녀가 만나면 경우는 서로 한바탕 하고 끝내거나 어느 한쪽이 제압당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손해배상 운운 하며 화가 나있는 그녀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었다. 어머니와 합동 작전을 폈다. 어머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이고, 나 또한 확신은 있었지만, 1%의 운을 믿고 배팅을 한 것이다. 이번에도 그녀가 마음을 열지 못하면 아마 10억, 20억을 내놓으라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조마조마하게 소식을 기다렸다. 평소 그녀라면 마음에 안들 경우 폭탄이 날아올 것인데, 일주일, 한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이 딱 이런 경우 아닌가.
그녀는 그 후로도 쭉 소식이 없었다. 두 사람 중 제압당한 쪽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어쨌건 문제 남녀가 짝을 찾았다고 볼 수밖에. 이렇듯 세상 모든 남녀는 짝이 있다. 혹 아직 못만났다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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