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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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경제학 - KDI(한국개발연구원) 기고]

글쓴이: 선우  |  등록일: 07.18.2011 16:23:39  |  조회수: 8717

한 사회의 건강성을 대변하는 결혼문화

몇년전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서 1999년부터 2007년 사이에 결혼한 부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신혼여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10년도 채 안되어 해외 신혼여행 이용도가 58.7%에서 87.3%로 급상승했다. 신혼부부 10쌍 중 8-9쌍은 해외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얘기다.

덩달아 여행경비도 부부 한쌍당 245만원에서 46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청 발표 2007년 결혼쌍은 345502명이니까 작년 한해만 해도 신혼여행 경비로 약 7200억원의 외화가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돈과 떨어질 수 없는 결혼의 경제학

이렇듯 결혼은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돈과 직결되어 있다. 달콤한 연애가 끝나면 돈에 얽힌 쌉싸름한 결혼준비 과정이 펼쳐진다. 한쌍당 신혼여행 경비로 460만원을 지출했던 2007년 결혼 커플들의 총 결혼비용은 얼마일까? 무려 1억 7245만원으로 2005년보다 4393만원 더 많이 썼다. 결혼비용 증가의 주범은 ‘집’이다. 신혼집 마련에 지출된 평균비용은 1억 2260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71.1%나 차지하고 있다.

신혼집의 평균 평수는 27평이고, 30평 이상의 집에 거주하는 부부의 비율은 35.9%로 2003년 16.5%, 2005년 23%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신랑측 결혼비용은 1억 2850만원으로 전체의 74.5%를 부담하였는데, 이렇게 신랑의 비용부담이 큰 것은 신혼집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지출이 많은 항목은 혼수(1338만원), 결혼식(1204만원), 예단(978만원), 예물(820만원)순이다. 특히 예단과 예물을 합치면 1798만원으로 신혼집 다음으로 많다.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예비 부부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결혼준비 과정에서 신랑측과 신부측 모두 문제를 인식한 갈등항목이 신혼집, 예물, 예단인 점으로 보아 이 셋에 대한 충분한 대화와 합의가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은 예단과 예물을 한 비율이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용적 측면에서 고민거리 많아

교제, 결혼비용 등 우리나라 결혼시장은 연간 약 29조 규모라고 한다.

결혼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이 돌게 하여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결혼은 한다. 여기에는 부모의 역할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신혼집 마련 비용을 보면 양가 부모의 지원이 44.9%인 5504만원으로 본인들이 마련한 5407만원보다 많다.

우리 결혼 문화의 특성상 부모들이 자녀의 결혼 비용을 상당 부분 감당하고 있으며, 부모로서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그나마 직장에 다닐 때, 돈이 있을 때 자녀의 결혼을 서두르게 된다. 이런 부모의 헌신, 가족중심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결혼제도가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부모의 인생은 자식을 결혼시킴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식 결혼에 많은 경제적 출혈을 겪은 부모는 노후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그것은 결국 자식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우리 결혼문화를 비용적 측면에서 보면 몇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신랑측 부담이 크다는 것, 아울러 부모가 상당한 결혼비용을 감당한다는 것, 그리고 예물과 예단이 전통의 뜻이 퇴색되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경제력이 결혼을 지배하는 시대에

34세의 한 미혼여성이 있었다. 누구나 호감을 가질만한 미모의 그 여성이 내세운 배우자 조건은 간단하다. 나이도 상관없고, 결혼 유무도 상관없다. 대신 안정된 생활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달 뒤 그 여성은 재력가인 재혼남성과 결혼했다.

미혼여성에게 재혼자 운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이다. 바야흐로 경제력이 결혼을 지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여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사회가 점점 자본화되고 있는 것, 그리고 결혼연령의 고령화이다. 결혼연령이 늦어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생을 아는 나이에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이 연령대에는 사랑 못지 않게 안정된 결혼생활을 추구한다.

남성 또한 자신이 원한다면 전통적인 결혼의 공식에서 과감히 벗어난다. 꼭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다거나 조건이 좋아야 한다는 법도 없다. 이것을 편의주의적이고 물질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결혼의 조건이 구체화되고, 경제력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들이 사랑 없이 결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

10년 전과 비교해서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결혼조건에서 학력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학력 대신 직업이 배우자 조건 1순위가 되었다. 결혼에서 중요한 경제력을 좌우하는 것은 학력이 아닌 직업이라는 인식에서이다. 사회가 학력에 대해 유연해진다는 것은 사회활동에서, 결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력이 결혼의 우선 조건이 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변화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이다. 결혼문화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하나의 그릇이다. 당사자들이 돈 많은 배우자와 결혼하기 위해 늦도록 기다린 것도 아니다. 사회는 물질을 추구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결혼할 때 경제력을 본다고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건강한 이유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갔을 때, 미국에서는 약혼식을 하는 젊은이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마음이 불안할수록 가정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심리다. 결혼이 는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기에 결혼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단순히 경제성과 합리성을 내세우는 젊은이들의 얄팍한 의식을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뜯어보면 아직도 우리 젊은이들이 선진국과는 달리 가정을 중시하고, 그 가정을 중심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미주총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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