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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기사회생 커브 비율 높여 시즌 2승

등록일: 05.19.2017 10:49:42  |  조회수: 336

류현진(30·LA 다저스·사진)은 벼랑 끝의 심정으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나섰다. 소속팀에는 이미 자신을 포함해 7명이나 되는 선발진이 있다. 2명은 곧 선발진에서 빠져야 하는 폭탄돌리기 중이다. 류현진이 이날 폭탄 당번이었다. 직전 등판이던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이닝 10실점(5자책)이라는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의 절박함은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이날 류현진은 마이애미 타선을 상대로 5.1이닝 7피안타(2피홈런), 2사4구, 3탈삼진, 2실점으로 다저스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째(5패)와 함께 빅리그 개인통산 30승 고지도 함께 밟았다. 통산 30승은 박찬호(124승 98패), 김병현(54승 60패)에 이어 한국인 투수로는 세 번째다. 

류현진은 2회 솔로홈런을 맞는 등 장타를 연거푸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9번 타자로 나선 타석에서 이를 만회했다. 3-1로 앞선 2회 말 1사에 타석에 든 류현진은 상대 선발 에딘손 볼케스의 초구 시속 153㎞ 강속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2014년 7월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 이후 1052일 만에 나온 개인 통산 6호 2루타다. 류현진은 체이스 어틀리의 중전 안타 때 홈까지 내달려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류현진의 열정은 수비에서도 드러났다. 3회 초 1사 뒤 발 빠른 상대타자 디 고든의 높이 솟구친 땅볼 타구를 펄쩍 뛰어 잡아내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곧바로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이 수비로 솔로홈런으로 막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투수가 되며 선발진 탈락에 대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7개 피안타 중 4개(홈런 2개, 2루타 2개)가 장타일 만큼 힘이 빠진 구위가 걱정이다. 2014년 류현진은 152이닝 동안 홈런 8개만을 내줬지만 올 시즌은 36이닝 만에 8개의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마이애미전 2개의 홈런이 모두 직구를 통타당했다.

그래도 류현진은 투구 패턴 변화로 돌파구를 찾아다. 이날 류현진은 79개 중 투구 중 직구는 30개로 올 시즌 평균 직구 구사율(45.68%)보다 훨씬 낮은 37.97%까지 떨어뜨렸다. 대신 체인지업(15개, 18.99%), 슬라이더(16개, 20.25%), 커브(18개, 22.78%) 등 3개의 변화루를 골고루 섞었다. 이전까지 구사율이 29.8%나 됐던 주무기 체인지업의 비율도 낮추는 대신 커브를 늘려 직구와 체인지업만 노리던 상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의 궁합이 제대로 맞은 결과다.